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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불완전 잔류, 바르셀로나 불안한 미래 [해외축구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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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불완전 잔류, 바르셀로나 불안한 미래 [해외축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07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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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내가 사랑하는 클럽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싶진 않다.”

바르셀로나 팬들을 또 한 번 설레게 만든 리오넬 메시(33)의 말이다. 바르셀로나가 곧 메시를 상징하게 될 만큼 깊은 관계를 맺었지만 최근 이적을 요청했던 걸 생각하면 예상 외 결과였다.

하지만 마냥 행복한 꿈을 꿀 수만은 없다. 바르셀로나 또한 팀을 재정비 해야 할 날이 올 것이고 메시와 함께 할 날이 오래 남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팬들도 이러한 점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 잔류를 택했다. 사진은 골닷컴과 인터뷰에서 잔류에 대한 속내를 밝히고 있는 메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04년 성인팀 콜업 이후 메시는 스페인 라리가 10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안겼다. 바르셀로나는 물론이고 축구사 가장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됐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바르셀로나와 메시의 관계였지만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네이마르 등이 떠나며 유럽 내에서 바르셀로나의 경쟁력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더구나 재계약과 선수단 영입 등에 대해 운영진과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상황에서 올 시즌 팀의 행보는 메시로서도 실망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2-8 대패했고 새로 영입한 로날두 쿠만 감독은 기존 핵심 자원들을 전력 외로 분류시키겠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메시는 결국 이적을 택했다. 과거 6관왕을 함께 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와는 구체적 이야기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적료였다. 메시의 바이아웃(이적 가능 최소 금액) 7억 유로(9850억 원) 때문. 메시는 계약서에 미리 이적 의사를 밝힐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국 잔류키로 했다.

메시는 글로벌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과 인터뷰에서 “내가 원할 때 떠날 자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회장은 항상 내게 시즌이 끝나면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후 이적료 7억 유로를 내야 한다고 했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팀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르토메우 회장(왼쪽)과 메시의 사이는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 사진은 2017년 재계약 당시. [사진=AFP/연합뉴스]

 

이어 “소송을 거는 방법이 있지만 바르셀로나는 나에게 모든 걸 줬고 나 역시 그랬다”며 “구단과 법정까지 갈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팀과 정을 뗄 수 없어 남기로 한 그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계약은 2021년 6월까지다. 현실적으로 1년을 더 채운 뒤 FA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바르셀로나로서도 이적료를 챙기기 어려워지면 씁쓸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펩 감독이 “1년 더 머무르라”고 조언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팬들 또한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스페인 마르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팬들 과반 이상이 메시가 어차피 떠날 선수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다수는 내년 팀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럴 경우 바르셀로나로서도 리빌딩을 준비해야 한다. 루이스 수아레스도 이적이 확실시되고 있고 이반 라키티치 등 다수의 선수들이 팀을 떠날 예정이다. 새 판을 꾸려야 하지만 15년 넘게 메시 위주로 이끌었던 팀을 새로 짠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메시는 7일(한국시간) 팀 훈련에 합류한다. 오는 13일과 17일엔 프리시즌 매치를 펼치고 27일 비야레알과 스페인 라리가 첫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남게 된 메시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메시를 붙잡아 둔 바르셀로나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는 올 시즌 팀 성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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