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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실격 '충격', 급부상한 대권 후보는? [US오픈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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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실격 '충격', 급부상한 대권 후보는? [US오픈 테니스대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0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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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홧김에 저지른 실수로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340만 달러·633억 원)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가 실격되자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 등 이른바 ‘삼대장’이 모두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 왕좌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4회전(16강)에서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27위·스페인)와 격돌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상황 상대 서브게임에서 40-0 세트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5차례 연속 포인트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마저 패하며 세트를 뺏길 위기에 놓였다.

조코비치는 순간 흥분했는지 베이스라인 뒤로 공을 쳐 보냈는데, 이게 선심 목에 정통으로 맞았다.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은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조코비치는 한동안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의 상태를 확인 중인 조코비치(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조코비치(오른쪽)가 허무하게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탈락, 짐을 싸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조코비치가 의도를 가지고 선심을 공격한 건 아니다. 하지만 ‘매너의 스포츠’로 통하는 테니스에서 ‘홧김’에 친 공으로 심판 등 코트 내 경기 진행요원을 맞추는 행위는 명백한 실격 대상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2017년 데이비스컵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가 실수로 심판 얼굴을 공에 맞게 해 실격당한 바 있다. 1995년 윔블던에서는 팀 헨먼(은퇴·영국)이 복식 경기 중 볼걸을 공으로 강타, 마찬가지로 실격됐다.

조코비치 메이저 단식 통산 18번째 우승 도전이 허무하게 끝났다. 메이저 남자단식 최다 우승 1, 2위 페더러(20회), 나달(19회)과 격차를 좁힐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아울러 올해 전승행진도 26경기에서 끊겼다. 지난해 경기까지 더하면 29연승에서 멈췄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축적한 상금을 벌금으로 반납해야 한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선심 상태를 확인하려 다가갔다. 주최 측이 그녀가 괜찮다고 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일을 당하게 해 그녀에게 매우 미안하다. 결코 고의로 그런 건 아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다. 주최측에도 사과드린다”고 썼다.

'삼대장'을 위협할 다음 기수로 꼽히는 도미니크 팀(사진) 등 20대 젊은 선수들이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사진=AFP/연합뉴스]

페더러가 무릎 부상으로, 나달은 코로나19 여파로 불참한 상황에서 조코비치마저 실격하면서 이번 대회 남자단식 우승 향방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대진표에 남은 선수 중 메이저 단식 우승 경력이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8강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는 조코비치의 실격에 대해 “공이 몇 인치만 옆으로 빗나갔으면 괜찮았을 텐데, 아쉬운 결과”라면서도 “메이저 챔피언들이 전멸한 만큼 지금부터 진짜 재밌는 승부가 벌어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ATP 투어에서 11회 우승했지만 메이저와는 인연이 없었다.

조코비치에 이어 2번 시드에 배정됐던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 역시 쾌재의 미소를 짓고 있을 터다. 팀은 올 초 호주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지만 석패했다. 지난 2018, 2019년 프랑스오픈 결승에 2년 연속 올랐지만 ‘흙신’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메이저 우승은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

이밖에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 마테오 베레티니(8위·이탈리아), 다비드 고팡(10위·벨기에), 안드레이 루블료프(14위·러시아) 등도 대권주자로 급부상한다. 지난해 ATP 투어 파이널스에 우승하며 ‘빅3’를 위협할 스타로 떠오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그리스)는 32강에서 보르나 코리치(32위·크로아티아)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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