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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T1 없는 롤드컵, '아우' 담원 DRX 젠지 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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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T1 없는 롤드컵, '아우' 담원 DRX 젠지 일낼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10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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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T1의 자리는 없었다. 2020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 월드챔피언십에선 든든한 형님 없이 아우들이 사고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T1은 9일 2020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선발 최종전에서 젠지 e스포츠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 대회 진출 티켓을 놓쳤다.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에서 압도적 면모를 보인 담원 게이밍과 그 뒤를 이은 드래곤X(DRX), T1을 잡아낸 젠지가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게 된다.

LCK 서머 우승팀 담원 게이밍이 롤드컵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과시할 수 있을까. [사진=LCK 페이스북 캡처]

 

T1은 LCK 스프링 스플릿 우승팀으로 롤드컵 진출의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완연한 하락세 속에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5위 아프리카 프릭스에 잡혀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티켓 하나를 두고 펼쳐진 롤드컵 선발전에선 아프리카에 복수했지만 결국 젠지를 넘어서진 못했다.

LCK 9회 우승에 롤드컵에서도 3차례나 정상에 섰던 강호지만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경쟁팀들에 결국 밀리게 됐다.

◆ 담원, 압도적 힘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담원이다. 2017년 5월 창단한 막내구단이지만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2부 리그에서 시작해 이듬해 서머리그 우승을 차지해 승격했고 지난해엔 롤드컵 막차를 타 당당히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까지 바텀 라인의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원딜러 ‘고스트’ 장용준의 합류 이후 완전체가 됐다. 특히 서머 스플릿에선 16승 2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는데, 진 경기를 제외하고 단 한 세트만 내주는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결승에서도 드래곤X를 3-0으로 완파했다.

탑과 미드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 ‘쇼메이커’ 허수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정글러 ‘케니언’ 김건부의 운영 능력도 일품이다. 이젠 ‘하체 라인’마저 어느 팀에도 쉽게 밀리지 않을 만큼 안정감을 찾았다.

그동안 주저 앉아 플레이를 한다는 오명을 얻었던 LCK 팀들과 달리 화끈한 전투 능력이 발군이다. LCK에선 평균 게임시간이 유일하게 30분을 넘지 않았다. 가끔씩 보였던 운영의 조급함도 이젠 많이 보완했다. 무너진 LCK의 자존심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회복하게 만든다는 당찬 각오를 내보이고 있다.

DRX는 고른 라인별 전력을 앞세워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사진=LCK 페이스북 캡처]

 

◆ 드래곤X, 우리도 있다!

올 시즌 담원이 워낙 압도적 기량을 뽐내긴 했지만 드래곤X(DRX)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미드시즌컵(MSC)에서도 순위 결정전에서 밀린 게 아쉬웠지만 젠지, 중국 프로리그(LPL) 챔피언 징동 게이밍과 한 조에서 2승 1패로 선전했다.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특별한 보강은 없었지만 베스트5인 ‘도란’ 최현준, ‘표식’ 홍창현,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 ‘케리아’ 류민석의 호흡은 완성도를 날로 높여갔다.

롱주 게이밍으로 나섰던 2017년 6승 무패로 조별리그 통과한 뒤 8강에서 삼성 갤럭시를 만나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강점은 변칙 플레이에 강한 탑 라이너 ‘도란’과 최근 기복이 있다고는 하지만 ‘데프트’와 ‘케리아’가 이루는 하체 라인은 여전히 강력하다.

T1을 제압하고 롤드컵행 막차에 오른 젠지는 바텀 라인을 바탕으로 한 막강한 전투력이 강점을 잘 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사진=젠지 e스포츠 페이스북 캡처]

 

◆ 젠지, 2년 전 설움 턴다!

스프링 스플릿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고도 토너먼트 강자 T1에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젠지다. 그러나 롤드컵 출전을 앞두고는 완벽히 설욕했다.

2018년 나섰던 롤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선발전을 거쳐 당당히 진출했지만 중국 로얄 네버 기브업, 미국 클라우드9 등에 밀리며 1승 5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몰라보게 성장했다. DRX와 마찬가지로 ‘룰러’ 박재혁-‘라이프’ 김정민의 바텀 라인은 가공할 파워를 자랑한다. T1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대로 집중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T1도 원딜에 모든 밴픽을 쏟아 부었다. 가장 막강한 바텀 라인이기에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확실한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롤드컵은 오는 25일 중국 상하이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로 개막해 다음달 31일 결승전으로 마무리된다. 그룹 스테이지는 10월 3일, 상위 라운드 토너먼트는 10월 15일에 각각 치러진다. LPL TES, 징동 게이밍 등이 22개 진출팀이 확정된 가운데 T1을 대신할 담원, DRX, 젠지가 LCK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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