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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속 깨달음' 전인지, 다시 달려라 '메이저 덤보' [LPGA ANA인스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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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속 깨달음' 전인지, 다시 달려라 '메이저 덤보' [LPGA ANA인스퍼레이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1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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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통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3승. 밝은 미소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덤보’ 전인지(26)가 돌아왔다.

전인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0 LPGA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하나로 5언더파 67타, 넬리 코르다(미국·6언더파)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잠깐의 휴식이 있었지만 기분 좋은 시작으로 통산 3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전인지가 11일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메이저대회만 되면 강했던 전인지다. 2015년 아마추어로 나서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LPGA에 본격 데뷔한 그는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대회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신인왕과 함께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수상한 전인지에겐 창창한 미래만 남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준우승 징크스가 발목을 잡았다. 5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8년 10월 2년여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만족할 만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긴 부진 끝에 맞은 2020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LPGA는 제대로 시즌을 맞이하지 못했다. 상황이 덜 심각한 국내여자프로골프(KLPGA)에 빅리거들이 참가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는데 전인지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긴 부진을 이어가던 전인지는 재개된 시즌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전인지는 그 이유를 밝혔다. 성적에 대한 강박이 컸다.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었던 것 같다. 완벽해지려다 보니 압박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내려놓기로 했다. “모든 것을 ‘리셋’하려고 노력했다”는 그는 국내 대회에서 감각을 조율하는 대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4개월 동안 한국에서 가족, 친구들과 잘 쉬었다. 그전에 고전했기 때문에 쉬면서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싶었다. ‘리프레시’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를 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아진 상황 속에 전인지는 나름의 의미를 찾았다. “사람들을 돕는 의사들과 의료진을 보면서 열정이 되살아났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그들을 보며 나의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며 열정과 의욕이 커진 것을 최근의 변화 중 하나로 꼽았다.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것.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운 전인지는 버디 6개를 몰아치는 등 4번째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끝이 보이지 않았던 부진의 터널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듯하다.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올랐던 전인지는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최근 대회들에서는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그랬다”는 말처럼 전인지는 누구보다 즐겼고, 이러한 자세는 결과로 이어졌다.

1번 홀에서 시작한 전인지는 2번 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전반에 3타를 줄였고 후반에 보기 하나를 기록하긴 했지만 버디 3개를 추가하며 만족스러운 출발을 알렸다.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어느 때보다 집중했고 미스샷 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골프를 대하는 자세의 변화가 단단한 멘탈 형성에 도움이 된 듯 했다.

박성현과 김세영, 이미향 등이 3언더파로 공동 9위, 이미림, 양희영, 김인경 등이 2언더파 공동 33위, 박인비가 1오버파 공동 57위 등 격차가 있는 만큼 전인지의 4번째 우승에 더욱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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