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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리얼블루', 최악 면할 수 있나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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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리얼블루', 최악 면할 수 있나 [K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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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박건하(49)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무려 FC서울과 ‘슈퍼매치’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2(2부)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했지만 최근 좋지 않았던 흐름을 첫 경기부터 단번에 바꿀 수는 없었다.

수원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20라운드 서울과 원정경기에서 1-2로 졌다. 2연패. 최근 8경기 1승 1무 6패로 11위(승점 17)에 머물며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5)와 격차를 벌리는데 실패했다.

수원이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로는 소극적인 투자 정책이 꼽힌다. 과거 초호화 스쿼드를 자랑하며 ‘레알 블루’라는 별명을 얻었다면 현재는 순혈주의를 연상시키는 ‘리얼 블루’를 표방하고 있다.

유스를 콜업해 기용하는 선수단 구성 기조는 물론 최근 감독 라인업(윤성효, 서정원, 이임생)을 살펴봐도 이 ‘리얼 블루’는 수원 근간에 자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건하 감독이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수원은 지난 8일 제6대 감독으로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2월까지. 박 감독은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2006년까지 '원클럽 맨'으로 활약한 구단 레전드다. 슈퍼매치 최다득점 공동 3위(6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은퇴 후 2007년 수원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입문, 2009년 수원의 18세 이하(U-18) 유스팀 매탄고 감독, 2010년 수원 2군 코치를 거치며 구단과 호흡했다.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과 A대표팀 코치, 중국 슈퍼리그(CSL) 다롄 이팡, 상하이 선화 코치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2016년 반 년 동안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 감독으로 재직한 바 있지만 K리그1 사령탑에 오른 건 처음인지라 우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단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박 감독이 선수, 지도자로서 보여준 열정과 충성심으로 위기를 돌파하길 기대한다”며 “소통 리더십과 합리적인 팀 운영을 바탕으로 전력을 강화하고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수원은 이날 패하며 결국 파이널A(상위 스플릿) 진출이 좌절됐다. 올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돈 저조한 경기력에 이임생 전 감독이 사임했다. 이후 두 달 동안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꾸려왔지만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구단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역시 수원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주 감독대행과 동행을 이어가고자 했다. 주 감독대행은 대한축구협회(KFA)가 여는 P급 지도자 강습회 수강 신청을 해 둔 상태였다.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그는 60일 동안만 팀을 이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습회 수강 명단에 들면 60일이 지나도 팀을 지도할 수 있다.

수원 삼성의 '리얼 블루' 정책이 역대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주승진 감독대행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구단 레전드 박건하 감독이 위기에 빠진 친정팀의 요청에 응했다. 

그는 서울전을 마친 뒤 “수원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구단을 위해 '한 번 도전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책임감도 있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수원이 한창 화려하던 때 선수생활을 했던 박 감독이다. 그는 “2부로 강등된 수원을 상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나 혼자만의 노력보다는 수원의 모든 지지자들이 하나 돼 이겨나가야 하고, 이겨나갈 거라고 믿는다”고 힘줬다. 

그는 수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신감 회복을 꼽았다. “선수들이 계속해서 승리하지 못하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는 변해야 한다.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나아가야한다고 주문했다”고 했다.

그는 부임하며 ‘수원 정신’을 강조했다. “과거 수원은 위기 상황에서 결국 뭉쳐서 이겨냈던 사례들이 많다. 지금은 우리가 하나 돼 이겨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정신력을 고취시키기 위해 힘썼다고 부연했다. 

수원은 파이널라운드 포함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수원의 계속된 ‘리얼 블루’ 정책이 가장 큰 고비와 직면했다. 박건하 체제 수원이 최악을 면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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