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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4승, 체인지업 숨긴 '스마트 피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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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4승, 체인지업 숨긴 '스마트 피칭'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9.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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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참 똑똑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다. 역발상으로 울린 승전고였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임시 홈구장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펼쳐진 뉴욕 메츠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6이닝 8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이후 2경기 만에 쌓은 승수. 시즌 4승(1패), 9월 2승째다.

안타 허용 개수에서 나타나듯 류현진이 메츠 타선을 압도한 건 아니었다. 특히 1회초에는 안타 3개를 주고 실점했다. 지난 뉴욕 양키스와 대결에서 5이닝 3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한 뒤 바로 다음 경기 첫 이닝부터 진땀을 뺐으니 우려가 커졌다.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역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그러나 류현진은 언제나 그랬듯 위기를 헤쳐 나갔다. 체인지업 비중을 확 낮춘 게 주효했다. 익히 알려질 대로 알려진 ‘코리안 몬스터’의 주무기를 노려 재미를 보려던 메츠 타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투구 분석표를 보면 류현진이 얼마나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했는지 극명하게 보인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92개. 이중 체인지업은 13.0%인 12개였다. 지난 양키스전 38%(37/98), 이날 전까지의 시즌 전체 투구 중 체인지업 비율 29.4%와 비교하면 확 떨어진 걸 알 수 있다.

1회 체인지업을 던지다 2안타를 헌납한 류현진은 2,3회 체인지업을 완전히 지웠다. 4회 체인지업 피안타가 나오자 5,6회 각 1개씩만 구사했다. 대신 커브로 카운트를 잡았다. 더불어 전매특허 ‘칼날 제구’를 활용, 패스트볼을 몸쪽에 찔렀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0마일(시속 145㎞) 언저리인 류현진이 어떻게 빅리그에서 톱급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게 한 환상적인 볼배합이었다. 메츠가 전체 30구단 중 팀 타율 1위라는 점은 류현진을 더욱 빛나게 한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1회 실점한 뒤 볼배합을 바꾼 게 주효했다"며 "1회에 체인지업을 던지다 안타를 많이 맞았는데 이후 직구와 커터를 활용해 타자들 타이밍을 흩트린 게 6회까지 끌고 간 요인이었다"고 복기했다.

류현진은 평소보다 체인지업 비중을 크게 줄여 재미를 봤다. [사진=AFP/연합뉴스]

 

볼넷이 하나도 없었던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23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이후 4경기 만이다. 그러면서 에이스의 기본 덕목 이닝이팅도 무난히 이어갔다. 류현진은 7월 2경기에서 4⅔이닝 5실점, 4⅓이닝 3실점한 이후 8경기에서 전부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방어율‧ERA) 2점대 진입이 눈앞이다. 2.51에서 양키스전 졸전으로 3.19까지 뛰었던 시즌 ERA가 3.00이 됐다.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17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7위다.

류현진을 앞세운 토론토는 7-3으로 승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를 굳건히 지켰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잔여경기수는 열넷. 류현진은 두 번 더 마운드에 오르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다음 등판일정은 오는 20일 오전 7시 5분이다. 상대는 내셔널리그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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