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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카잔 '어나더 레벨' 황인범, 더 높은 곳을 향해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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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카잔 '어나더 레벨' 황인범, 더 높은 곳을 향해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17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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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황인범(24)이 러시아를 초토화시킬 기세다. 단숨에 새로운 팀 루빈 카잔의 에이스로 거듭나며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황인범은 17일(한국시간)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투르드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체르모모레츠와 2020~2021 러시아컵 I조 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적 후 5경기에서 2골 3도움, 놀라운 기세다.

황인범(가운데)이 17일 FC 체르모모레츠와 2020~2021 러시아컵 I조 1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돌파하고 있다. [사진=루빈 카잔 홈페이지 캡처]

 

2015년 대전 시티즌에서 데뷔한 황인범은 순식간에 팀의 핵심 멤버로 도약했다. 번뜩이는 패스 센스와 뛰어난 발재간 등으로 대전 공격을 이끌었다. 팀이 강등되며 2부 리그에서 뛰면서도 돋보이는 기량을 인정받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대표팀 단골 손님이 됐다.

유럽 여러구단의 관심을 받던 2019년 돌연 미국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해 아쉬움을 남겼다. 밴쿠버가 상위권 팀도 아니고 한참 더 성장할 수 있는 그이기에 실망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팬도 많았다.

대표팀에서도 황인범은 아쉬운 터치 실수와 패스미스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성장과 함께 황인범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았다.

과도기에 놓인 것처럼 보였던 황인범은 올 여름 러시아 루빈 카잔으로 이적했다. 루빈 카잔은 1958년 창단해 2003년 처음 1부 리그로 승격했지만 2차례나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 대항전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팀이기에 기대를 키웠다.

첫 경기 교체로 나서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황인범은 2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3번째 경기에선 지고 있던 상황에서 코너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엔 디나모 모스크바와 리그 경기에서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 유도에 기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막판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게 아쉬웠지만 팀에 확실한 에이스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역전골을 터뜨린 황인범(왼쪽에서 2번째)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루빈 카잔 페이스북 캡처]

 

이날 경기는 황인범이 루빈 카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모든 공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을 거친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동료들은 공을 잡으면 일단 황인범을 찾았다. 그는 전방으로 침투하는 동료가 있으면 기회를 열어줬고 지공 상황에선 천천히 공을 배급하며 기회를 찾았다.

팀이 0-1으로 끌려가던 전반 25분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이반 이그나티예프의 헤더골을 도왔다. 양 팀이 1-1로 맞선 후반 7분엔 역전골을 직접 만들어냈다. 아크 왼쪽에서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10분 뒤엔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데니스 마카로프를 향해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배송했다. 마카로프의 마무리로 황인범은 2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루빈 카잔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황인범을 극찬했다. “황인범은 이미 팀의 게임을 다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며 지난 경기 퇴장에 대해 “매우 심각한 손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간결함은 더욱 배가됐고 대표팀에서 보였던 잦은 패스미스도 찾아볼 수 없다. 매우 안정적인 활약에 동료들은 그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팀 성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치른 3경기에서 1무 2패로 부진하던 루빈 카잔은 황인범 합류 후 4승 1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코리안리거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황인범도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지금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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