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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홍창기, 프로야구 신인왕 1순위 '고졸' 소형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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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홍창기, 프로야구 신인왕 1순위 '고졸' 소형준 위협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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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올 시즌이지만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정규리그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더불어 신인왕 경쟁도 뜨겁다. ‘고졸’ 선발 10승 투수 소형준(19·KT 위즈)의 독주 체제였는데 최근 ‘대졸’ 타자 홍창기(27·LG 트윈스)가 급부상하며 이파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소형준은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낸 반면 2실점만 허용하며 시즌 10승째(5패) 달성했다. 고졸 신인이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건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18승) 이후 14년 만이다. 아울러 올해 토종 투수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점하기도 했다.

류현진 이후 14년 만의 고졸 신인 10승 투수가 된 KT 소형준. [사진=스포츠Q(큐) DB]

데뷔전 선발승 포함 첫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시즌 초반 이목을 집중시킨 소형준이지만 6월 4연패를 당한 뒤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으니 부침이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최근 그가 다시 살아난 배경에는 투구 폼 교정이 있다. 상체가 쏠리는 투구 동작을 가다듬어 제구에 안정감을 더했다. 지난 16일 KBS와 인터뷰에서 그는 “(상체가) 쏠리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제구가 되지 않는 것을 많이 느꼈고, 그래서 크게 고치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초등학생 때부터 매일 아침저녁 섀도 피칭을 할 만큼 열정이 대단했다. 프로 첫 캠프를 앞두고는 필라테스를 통해 유연성을 기르는 등 타고난 재능에 부단한 노력까지 더한 슈퍼루키라는 평가다. 지난해 유신고에서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신인이라 최저연봉(2700만 원)을 받지만 계약금 3억6000만 원에 1차 지명되더니 바로 선발 로테이션을 꿰찰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우타자 기준 안쪽에 떨어지는 기존 투심은 물론 최근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터까지 장착, ‘땅볼형’ 투수로 거듭났다는 분석이다. 7월부터 9경기 연속 피홈런이 없다.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중고 신인 LG 홍창기가 소형준에 맞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소형준에 맞서 중고신인 홍창기가 기세를 올린다. 올 시즌 101경기에 나서 81안타 23타점 타율 0.285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0.413으로 부문 5위다. 득점생산력(WRC+) 역시 132.5로 이제 상대 투수들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0.849로 준수하다.

홍창기는 고교시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건국대에 재학했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졸업하며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데뷔했으니 ‘늦깎이’ 신인왕에 도전하는 셈이다. 

사실상 1군에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데뷔 시즌 3경기를 시작으로 2018년 12경기, 지난해에는 23경기 나선 게 전부다. 2016년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를 시작해 2017년 KBO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겨울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서 맹활약한 뒤 차명석 단장이 ‘트레이드 불가선수’로 지정하면서 주목 받았다. 

홍창기는 KBS를 통해 “(고졸 신인 데뷔에 실패해) 부모님께 매우 죄송했고, 나한테도 많이 실망했다. ‘대학에 가서 4년 동안 많이 성장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홍창기는 최근 입지가 좁아진 대졸 선수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과거 프로야구는 대졸 출신이 대세였다. 최동원과 선동열, 이만수 등 1980년대 대표선수들은 물론 박찬호, 조성민, 이종범, 김동주, 이병규(이상 은퇴), 박용택(LG) 등도 모두 대졸 선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졸 프로 직행을 선호하는 추세다. 구단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대학리그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고졸 선수들이 뛰는 무대로 전락하면서 야구계 중심에서 멀어졌다.

홍창기는 연세대 출신 김호은과 함께 올해 LG에서 대졸 무명타자의 반전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역시 대졸 타자인 이병규 코치 지도 아래 ‘연습벌레’로 불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천웅이 톱타자로 나섰을 때보다 LG의 공격 생산력이 더 낫다는 평가다. 이형종, 이천웅 등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 WAR(승리기여도)이 2.79다. 연봉 3800만 원을 수령하는 그가 ‘가성비’ 타자로 불리는 이유다.

홍창기의 강점은 탁월한 선구안에서 비롯되는 높은 출루율이다. 삼진 63개를 당할 동안 볼넷 57개를 얻어냈는데 ‘볼삼비’로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0.9에 달한다. 또 시속 145㎞ 이상 속구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 양현종과 홍상삼(이상 KIA 타이거즈) 등 베테랑 투수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매력을 뽐냈다.

치열한 순위 싸움 못잖게 고졸 소형준과 대졸 홍창기의 투타 신인왕 대결에도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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