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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석대'? 케인+손흥민, 논란 무색한 '케미'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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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석대'? 케인+손흥민, 논란 무색한 '케미'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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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해리 케인(27·토트넘 홋스퍼)을 다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국내 팬들이 적잖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 ‘엄석대’에 빗대 ‘케석대’라는 별명을 붙이는가 하면 ‘케없손왕(케인 없으면 손흥민이 왕)’이라는 말도 나왔다. 알렉시스 산체스(인터 밀란)가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시절 ‘(리오넬)메시 없으면 산체스가 왕’이라는 말에서 파생된 용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토트넘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케인이 토트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입지를 대변한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래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실력을 끌어올렸고, 이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월드클래스 중 하나로 성장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케인을 제치고 구단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골’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장 위고 요리스와 벌인 설전 및 아마존 프라임 다큐 자막 패싱논란 등 여전히 아시아인으로서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도 없지 않아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손흥민(왼쪽)-케인 듀오가 5골을 합작하며 토트넘의 대승을 견인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 14일(한국시간) 에버튼과 새 시즌 리그 개막전에선 전반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케인이 아닌 델레 알리에게 침투패스를 넣어준 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알리의 슛은 골키퍼에 막혔고, 케인은 왜 자신에게 주지 않았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를 두고 팬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손흥민과 케인이 함께 뛸 때 가장 위력적인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최근 케인이 몇 년간 계속된 혹사에 기인해 폼이 저하됐고,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자리를 비울 때가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케인이 전력에서 이탈할 때면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창단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까지 이끌었다.

손흥민이 케인의 백업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백업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는 일이 어렵다는 분석도 따른다. 때때로 케인이 오랜 공백을 딛고 복귀한 뒤 손흥민의 활약이 잠시 주춤할 때면 케인이 아닌 손흥민 중심으로 전술을 재편해야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왔다.

에버튼전 패스 논란에 20일 사우샘프턴전에선 MOM(Man of the Match) 논란이 일었다. EPL은 동점골에다 역전골까지 넣으며 해트트릭을 넘어 4골을 몰아친 손흥민이 아닌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 케인을 MOM으로 선정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함께 뛸 때 가장 위력적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EPL에서 3골을 넣는 건 엄청난 영광”이라면서도 “4번의 경이적인 어시스트로 내가 골을 넣게 해준 케인이 MOM으로 뽑혀야 한다”고 공을 돌렸다. 조세 무리뉴 감독도 손흥민의 인터뷰에 잠시 끼어들어 “케인이 MOM”이라는 말을 남기더니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도 “4골을 넣은 건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감독이다. 케인의 활약은 주목받지 않았지만 팀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는 말로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직후 인스타그램에 케인의 사진을 게재하며 “최고의 선수는 팀 플레이어”라고 다시 강조했다. 또 곧이어 손흥민이 해트트릭 기념으로 챙긴 매치볼 사진도 올리며 그의 활약을 칭찬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케인은 도움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슛 능력 못잖게 날카로운 침투패스와 방향전환 패스를 뿌릴 줄 아는 선수다. 손흥민이 역습으로 넣은 많은 골의 시작에 케인이 전방에서 버텨주며 동료들이 침투할 시간을 벌어주는 장면이 존재했다. 케인이 2018~2019시즌 UCL 조별리그에서 만들어낸 극적인 결승골들이 없었다면 손흥민이 UCL 8강 맨시티전에서 골폭풍을 몰아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축구통계전문 매체 옵타(OPTA)는 사우샘프턴전 케인이 만든 기록을 재조명했다. 그는 2003년 5월 티에리 앙리(득점자는 프레드리크 융베리·아스날) 이후 특정 선수의 해트트릭 과정을 모두 어시스트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또 EPL 단일 경기에서 도움 4개를 기록한 6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왼쪽)이 20일 레스터 시티전 해리 케인이 골을 넣자 하이파이브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두 사람은 2015~2016시즌 이후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듀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또 한 경기에서 공격포인트 5개를 생산한 건 2017년 5월 레스터 시티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이며 EPL 전체로 따지면 2018년 3월 4골 1도움을 남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이어 1년 6개월 만이다.

영국 공영매체 BBC는 21일 “텔레파시로 연결된 손흥민과 케인이 결합해 역사를 만든다”며 두 사람이 보여주고 있는 호흡을 자세히 다뤘다. 앙리-융베리(3골)를 넘어 한 명의 4골을 또 다른 한 명이 모두 도운 건 EPL 역사상 최초다. 

또 손흥민과 케인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2015년 8월)한 이후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2인조이기도 하다. 그동안 24골을 함께 만들었는데 이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케빈 데 브라위너(20골·맨체스터 시티), 케인-크리스티안 에릭센(19골·토트넘), 케인-델레 알리(토트넘), 제이미 바디-리야드 마레즈(이상 18골·레스터)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BBC는 이어 "두 사람이 보여준 퍼포먼스에 가레스 베일의 복귀까지 더해 스퍼스 팬들은 지금 매우 고무됐을 것"이라 전했다. 손흥민과 케인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보여주는 존중과 케미는 '논란'이라는 그늘 아래 퇴색되기만은 아쉬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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