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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이강인, 최고유망주 둘러싼 정치논란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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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이강인, 최고유망주 둘러싼 정치논란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21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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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새 시즌 입지가 달라진 이강인(19·발렌시아)이지만 여전히 그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구단 최고 유망주를 둘러싼 정치에 그가 재능을 제대로 꽃 피울 수 있을지 우려를 낳는다. 프리시즌 불거졌던 왕따설이 재점화되기까지 한다.

이강인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빌라이도스 경기장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2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45분을 소화한 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됐다.

논란의 장면은 전반 30분 발렌시아가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강인은 주장 호세 가야와 서로 킥을 처리하겠다며 언쟁을 벌였다.

페널티박스 밖 오른쪽에서 좋은 기회가 났고, 이강인이 공을 들었지만 갑자기 가야가 나타나 자신이 차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강인은 지난 레반테와 개막전부터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이강인 등을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겠다는 뜻을 알렸고, 이강인은 프리시즌부터 가장 자신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 세컨드 톱으로 중용되며 키커 역할도 맡고 있다. 

이강인(오른쪽)이 프리킥을 두고 주장 호세 가야와 논쟁을 벌이면서 왕따설이 재점화됐다. [사진=AFP/연합뉴스]

이강인은 물러서지 않고 공을 지켰다. 두 사람이 충돌하자 다니엘 바스가 다가와 가야에게 공을 전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이강인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한 쪽으로 비켜섰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직접 골문을 겨냥한 가야의 킥은 크로스바 위로 크게 떴다. 서로 킥을 차겠다고 다투는 일은 흔하지만 가야는 키커를 자처할 만큼 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또 사전에 팀이 정한 약속을 어긴 듯 보인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그라시아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2~3명이 준비하는 프리키커도 결정하지 못한다면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누가 차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잘 차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수단 갈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995년생 호세 가야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 다니 파레호(비야레알)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아직 10대로 어린 이강인의 기를 살려주기는커녕 주눅들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지탄받는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엘데스마르케는 “프리킥 위치나 킥 능력으로 볼 때 이강인이 차는 게 합리적이었다”면서 “연장자인 가야의 권위가 우선됐다”고 꼬집었다. 유스 팀과 한국 연령별 대표팀에서 세트피스를 도맡아 처리해 온 이강인은 1라운드 레반테전에서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골을 돕기도 했다.

앞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로 이적한 페란 토레스는 파레호 등 일부 팀 베테랑들이 토레스나 이강인처럼 유스에서 올라온 어린 선수들을 냉대해왔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말을 걸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했다는 내용이다.

이강인이 14일 레반테전 선발 출장해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발렌시아 홈페이지 캡처]
이강인이 14일 레반테전 선발 출장해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발렌시아 홈페이지 캡처]

이강인은 구단 최고 유망주로 꼽힌다. 팀의 미래이자 현재라는 판단 하에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계약은 2022년 종료되기 때문에 2025년까지 연장하고자 한다. 지난 시즌까지 겉으로 보여주는 기대감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기회를 부여받은 이강인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팀을 떠나고자 했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에 잔류로 가닥을 잡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개막전 선발 출전해 날카로운 킥으로 2도움을 적립하며 4-2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도 45분 동안 28회 공을 만져 패스성공률 100%를 기록했지만 공교롭게 가야와 다툼 이후 교체 아웃됐다.

스페인 지역지 데포르트 발렌시아노는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골칫거리가 아니다. 구단에서 그라시아 감독을 진정 신뢰한다면 이강인 문제를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상황을 악화시키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장을 원하는 이강인이 팀의 재능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 체제를 거치면서 점차 많은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토레스가 “좋지 않은 주장”이라 비난했던 파레호를 이적시킨 건 구단에서 유망주 위주로 팀을 재편해 미래를 그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비쳐진다. 비로소 좀 더 잘 맞는 옷을 입고 실력을 보여주나 했건만 여전히 팀 내 알력이 잔존하는 듯 보여 걱정을 키운다.

발렌시아는 오는 26일 오후 11시 우에스카와 리그 3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이 베스트일레븐 자리를 지켜낼지 다시 벤치에서 않게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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