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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비 불안 경남이 꺼낸 방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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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비 불안 경남이 꺼낸 방책은?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9.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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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우리 수비 라인에서 3골을 먹으면 공격진이 4골을 넣으면 된다.”

조 본프레레 전 국가 대표팀 감독 말처럼 경남FC(이하 경남)는 단점을 감추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해 결실을 거뒀다.

경남은 27일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21라운드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이하 아산) 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수비 불안 속, 전반 38분 이은범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전 맹공에 이은 고경민 해트트릭에 힘입어 최근 4경기 무승 고리를 끊고 승점 3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경남은 21라운드 아산 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공격 축구를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은 21라운드 아산 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공격 축구를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9월 들어 펼친 4경기 동안 2무 2패로 주춤했다. 그사이 경쟁 팀들 추격이 거셌다. 직전 라운드 안산 전 패배로 4위 자리마저 서울과 전남에 내줬다.

경남은 최근 경기에서 뚜렷한 장단점을 보여줬다. 마지막 무득점 경기가 7월 20일 안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꾸준한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강점으로 꼽혔다. 박기동과 황일수가 버틴 공격진이 시즌 초와 달리 어느 정도 무게감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외에도 고경민과 한지호, 네게바, 백성동 등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공격진 뎁스를 늘렸다.

문제는 수비였다. 경남은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해 쓰고 있는데 최근 실점이 많아졌다. 앞선 4경기 동안 총 10골을 내줄 정도로 후방이 불안했다. 잦은 전술 변화로 인해 수비수들이 빠르게 전술을 습득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경남이 수비 안정감을 찾고 강점인 공격력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이번 경기 관건이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수비를 보여주며 그들 계획은 수포가 됐다. “볼 보고, 세컨드 볼 집중”이라는 손정현 골키퍼 외침이 무색할 정도로 수비가 흔들렸다. 센터백들이 김찬과 헬퀴스트 제공권을 압도하지 못해 세컨드 볼을 계속 아산에 내줬다. 일차적으로 수비에서 안정적인 클리어링이 되지 않으니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아산 측면 플레이에 고전했다.

또한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전진 패스가 부정확하니 경남 최대 강점인 공격 파괴력도 반감됐다. 특히 수비를 리드해야 하는 이광선의 무리한 패스가 끊기며 공격 점유율을 좀처럼 올릴 수 없었고, 수비는 수비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안정감이 결여된 경남 수비는 전반 38분 선제골을 내줬다. 이은범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고 약 40m를 치고 들어가며 득점했다. 이 과정에서도 경남 수비 대처는 미흡했다. 수비수 3~4명이 붙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은범을 너무 자유롭게 놔뒀다. 몇 차례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던 손정현 골키퍼도 수비가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니 손을 쓰기란 어려웠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경남 패배는 당연시될 정도였다. 전반전 슈팅 4개가 있었으나 모두 골과 거리가 먼 기회였고, 계속되는 뒷문 불안에 수비 조직력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해트트릭에 성공하고 표효하는 경남 고경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해트트릭에 성공하고 표효하는 경남 고경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 순간 경남이 던진 승부수는 공격이었다. 경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강승조, 박창준, 한지호를 빼고 공격 3총사 박기동, 황일수, 네게바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사용했다. 보통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순차적인 선수 교체를 통한 변화를 주는 설기현 감독이 모험수를 둘 정도로 분위기 반전이 시급했다.

설기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반전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 기세가 떨어졌다. 이번 경기에 승부를 걸지 않으면 잔여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했다. 하프타임 때 고민을 많이 했고, 세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했다”며 공격적인 교체 카드 사용 이유를 밝혔다.

경남 공격력이 살아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후반 2분 만에 고경민이 득점에 성공해 경기 균형을 맞췄다. 교체 투입된 황일수가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모두 뚫어냈고, 정확한 크로스로 동점골을 도왔다.

기세가 오른 경남은 ‘닥공(닥치고 공격)’ 모드로 전환해 아산을 몰아쳤다. 물론 후반 들어서도 수비가 완전히 안정감을 찾진 못했지만,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 시작점을 앞당기니 그만큼 수비 부담이 줄었다. 네게바와 황일수가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측면을 무너뜨렸고, 박기동도 포스트 플레이와 2선으로 내려오는 패턴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단단했던 아산 수비에 공간을 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측면 수비수인 최준과 유지훈도 마치 미드필더처럼 뛰었다. 두 선수는 왕성한 활동량과 상대 수비를 쉽게 제칠 수 있는 순간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에 힘을 더했다. 그리고 고경민이 후반 26분과 33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는 침착한 마무리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물론 경남이 이날 보여준 아찔한 수비를 고려해 봤을 때 수비 라인 보수는 필요하다. 하지만 정규 시즌이 6라운드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공격 축구에 온 힘을 싣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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