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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 엄원상 미션, 벤투 마음을 훔쳐라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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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 엄원상 미션, 벤투 마음을 훔쳐라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29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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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역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에 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후보 송민규(포항 스틸러스)와 엄원상(이상 21·광주FC)은 아직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만족해야 했다.

다음달 9일과 12일 열릴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대결을 앞두고 28일 각 팀 명단이 발표됐다. 양 팀 전력을 고려해 A대표팀에선 U-23 선수 중 3명만을 선발하기로 제한했는데,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원두재, 이동경(이상 23·이상 울산 현대)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포항 스틸러스 공격의 핵 송민규가 김학범호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신성 송민규와 엄원상으로선 다소 아쉬움이 남을 법 했다. 송민규는 올 시즌 9골(5도움)로 토종 득점 2위, 엄원상은 7골(2도움)로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경기 출전 선수가 국내파만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벤투의 결정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고도 볼 수 있다.

벤투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상대적으로 K리거들 중 소수만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이번에 선택받은 이들 중 원두재는 단연 돋보이는 자원이다. 벤투 감독이 높게 평가하는 멀티플레이어 소화 능력도 뛰어나다. 이동준은 U-23 대표팀에서 이미 능력을 입증했고 지난해 K리그2에서 많은 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자원이 부족한 최전방은 물론이고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이동경은 이미 벤투 감독의 깜짝발탁을 통해 대표팀에 승선했던 인물로 경쟁 우위를 보였다.

다만 송민규와 엄원상은 파괴력으로 치면 이 셋 중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벤투 감독은 “당초 4명을 원했다”고 밝혔는데, 그 중 한 명이 둘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확인할 수도 없었고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송민규와 영플레이어상 경쟁을 펼치고 있는 광주FC 엄원상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벤투호를 저격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송민규와 엄원상은 오세훈(상주 상무) 등과 함께 김학범호의 공격진을 형성하게 된다. 벤투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벤투호의 수비진을 괴롭히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어필 포인트일 것이다.

엄원상은 ‘엄살라’라는 별명과 함께 이미 김학범호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다.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최근엔 침착성과 완성도를 높이며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K리그에서 강팀을 상대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송민규는 엘리트코스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올 시즌 보여주는 기량은 감탄을 자아낸다.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스피드에 거친 몸싸움에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뛰어난 신체 밸런스, 강력한 슛까지 갖춰 K리그 선배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김학범 감독은 “송민규는 연령별 대표팀 들어가 보지 않았던 선수”라면서도 “포항서 자리를 굉장히 잘 잡아가고 있고 그에 맞는 실력 보여준다. 여러 경기 관찰하면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발견했고 그 자리엔 꼭 필요한 선수고 담대하게 하는 것을 보고 꼭 데려와서 좋은 경기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림픽대표팀은 내년 여름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에 나선다. 쉽지는 않지만 메달을 획득한다면 군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먼저 높은 평가를 받는 게 우선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송민규와 엄원상 대신 U-23 선수 중 이동경과 원두재, 이동준을 선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아가 자연스레 벤투 감독에게도 눈도장을 찍을 기회다. 새로운 선수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하는 벤투 감독이지만 자신의 팀 수비진을 휘젓는 공격수에겐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장담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벤투호는 내년 초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활약한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 2경기가 송민규와 엄원상에게 간절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인 이유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을 많이 위로 올려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올라 갈 수 있음에도 (규정상) 못 올라간 게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경기에서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송민규와 엄원상은 대표팀 형들을 괴롭힐 수만 있다면 김학범 감독의 말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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