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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론' 비웃는 완전체 담원 선봉, 'LCK를 비웃지마' [2020 롤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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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론' 비웃는 완전체 담원 선봉, 'LCK를 비웃지마' [2020 롤드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04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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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담원 게이밍은 압도적 기량을 뽐내고 있다. 5연속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의 주인공이 되고도 이후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LCK가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 담원이 있다.

담원은 4일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B조 2경기에서 로그(LEC, 유럽리그)를 꺾어냈다.

담원 게이밍과 젠지 e스포츠, 드래곤X가 2020 롤 월드챔피언십에서 선전하고 있다. 사진은 DRX '데프트' 김혁규(왼쪽부터), 담원 '쇼메이커' 허수, 젠지 'BDD' 곽보성. [사진=LCK 페이스북 캡처]

 

전날 LPL(중국리그) 2위팀 징동 게이밍을 완파한 데 이어 가장 먼저 2승을 챙겼다. 전날 놀라운 전투력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이날은 허를 찌르는 전략과 노련한 운영까지 뽐내며 무결점 기량을 자랑했다.

담원은 예상 외 룰루를 픽한 ‘너구리’ 장하권과 기가 막힌 정글 동선을 짠 ‘케니언’ 김건부, 화려한 움직임을 뽐낸 ‘쇼메이커’ 허수를 앞세워 초반부터 골드 우위와 상대 정글을 장악해 주도권을 잡았다.

담원은 상대 정글에서 활동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답답한 상황의 로그는 단단하게 버텼지만 30분이 넘어가 펼쳐진 미드 한타에서 에이스 ‘라르센’을 잃고 무너졌다. 내셔남작(바론)을 차지하려는 담원의 낌새를 눈치 채고 정글러 ‘인스파이어드’가 스틸을 시도했지만 킬만 내주고 바론 버프도 담원의 것이 됐다.

미드 한타 ‘스노우 볼’이 컸다. 4번째 용까지 차지한 담원은 빠르게 바텀으로 향했고 포탑에 억제기는 물론이고 흐름을 타 넥서스까지 부수며 가장 먼저 2승을 챙겼다.

전날에 이어 이날 경기도 경기 최우수 선수(POG)는 케니언의 몫이었다. 2킬 5어시스트로 킬 관여율 100%를 기록했고 상대 정글과 무려 4000 가까운 골드 차이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담원은 LCK를 넘어 롤드컵에서도 결점을 찾기 힘든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LCK 인스타그램 캡처]

 

중계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장하권은 “좋은 시작과 2연승해서 너무 기분 좋다”며 룰루 깜짝 픽에 대해 “룰루(탑)가 출국 전 솔로랭크에서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했는데 조합 맞추기도 편하고 연습하다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오늘은 탑 챔피언이 선택 폭이 많이 없다보니 고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가 수비적으로 시야 잡고 안 쪽에서 파밍을 했는데 정글 위주로 많이 성장하면서 용 스택을 쌓으려고 했다”고 승리 비결을 전했다.

2017년 창단한 담원은 빠른 성장세를 탔다. 올 시즌 스프링 스플릿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바텀 라인에 ‘고스트’ 장용준을 영입하며 완전체가 됐고 서머 스플릿에서 16승 2패, 결승에서도 드래곤X(DRX)를 3-0 완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롤드컵을 앞두고도 최근 세계 무대에서 부진했던 LCK의 자존심을 만회할 팀으로 꼽혔지만 일부 전문가와 경쟁팀 선수들은 담원이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담원은 2경기 만에 무시무시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징동을 상대로 보여준 가공할 한타력은 물론이고 운영 능력도 돋보였다. LCK 서머에서 당한 2패도 앞선 상황에서 무리하다 내준 측면이 컸는데, 이날은 작정하고 수비적으로 나선 로그를 상대로도 침착하게 때를 기다려 승리를 수확했다.

젠지 e스포츠도 담원과 함께 2승을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사진=LCK 글로벌 트위터 캡처]

 

LCK 팀들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물론 그룹스테이지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할 건 없다. 부진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6팀 중 단 한 팀(2018년 젠지 e스포츠) 뿐이었다.

그러나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들을 상대로 보여주는 경기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지난 2년간 우승팀을 배출한 LPL 2위팀 징동을 압도한 담원은 물론이고 C조에서 젠지는 전날 LGD 게이밍(LPL)에 이어 이날 LCS(북미리그) 1위이자 시드팀인 팀 솔로미드(TSM)를 시종일관 리드한 끝에 2승을 챙기며 선전하고 있다. DRX는 아직 한 경기만 치렀지만 유니콘스오브러브(LCL, 독립국가연합)를 가뿐하게 제압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조별 스테이지에선 4개 팀이 2경기씩 치러 2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LCK팀들의 순항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5일에도 LCK가 출격한다. 담원은 오후 7시 PCS(태평양연안리그) 2위 PSG 탈론을, DRX는 오후 10시 LPL 서머 스플릿 우승팀 탑 e스포츠(TES)를 상대한다. 특히 DRX와 TES의 경기가 많은 관심을 끈다.

TES는 지난 5월 롤 미드시즌컵(MSC)에서 담원과 젠지, T1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던 강팀이다. DRX는 물론이고 LCK 명예회복에 나서는 담원과 젠지, LCK 팬들 TES와 경기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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