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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윤석 사이클링히트가 아주 특별한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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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윤석 사이클링히트가 아주 특별한 이유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0.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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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오윤석(28‧롯데 자이언츠).

한 대졸 내야수가 야구팬들의 뇌리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1군 출전기록이 118경기에 불과한 무명이 한 해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한 대기록을 수립했다.

오윤석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역대 27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오윤석은 1회말 좌중간 2루타, 2회말 좌전 적시타(단타), 3회말 좌월 만루홈런, 5회말 우중간 3루타로 모든 종류의 안타를 생산했다. 게다가 6회말 또 적시타를 더해 이날만 5안타에 무려 7타점 11루타를 쓸어 담는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오윤석이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후 더그아웃에 돌아와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윤석의 사이클링히트가 아주 특별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불과 2개월 전 언급한 꿈을 이룬 게 흥미롭다. 오윤석은 지난 8월 초 롯데 공식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TV’에서 “1경기 3홈런과 사이클링히트 중 무엇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사이클링히트라 답하고선 “제 꿈”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로 통산 162경기에서 3루타가 하나도 없었던 오윤석이 이를 달성할 줄이야. 그것도 2루타, 단타, 홈런을 몰아친 날 3루로 뛰기 좋게 우중간 장타가 나왔다. 지난해 타율 0.222, 장타율 0.247였던 백업 야수가 기적을 일군 셈이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안착하는 오윤석. 프로야구 통산 27호 사이클링히트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안착하는 오윤석. 프로야구 통산 27호 사이클링히트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윤석은 ‘1호’이자 ‘2호’로도 이름을 아로 새겼다.

프로야구 39시즌 역사의 사이클링히터는 오대석을 시작으로 이강돈, 정구선, 강석천, 임형석, 서용빈, 김응국, 양준혁(2), 매니 마르티네스, 전준호, 신종길, 안치용, 이종욱, 이병규, 오재원, 에릭 테임즈(2), 김주찬, 박건우, 최형우, 서건창, 정진호, 로저 버나디나, 멜 로하스 주니어, 김혜성, 오윤석까지 25명뿐. 이중 그랜드슬램을 포함한 사이클링히트는 오윤석이 최초다.

육성선수가 사이클링히트를 친 건 서건창 이후 오윤석이 2번째다. 경기고등학교, 연세대 출신인 그는 2010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순위가 낮아 대학 진학을 택했다. 그러나 졸업 후 지명회의에선 외면당했고 결국 4년 전 자신을 데려가려 했던 롯데에 계약금 없이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시즌 타율 0.355로 롯데의 10월 4연승에 기여한 오윤석. [사진=뉴시스]

 

오윤석의 야구인생은 이후에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5년 정식선수로 승격했지만 앤디 번즈, 카를로스 아수아헤 등 외국인타자 슬롯을 2루수로 채운 구단의 방침 탓에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 후에는 KIA(기아) 타이거즈에서 자유계약(FA)으로 풀린 안치홍이 이적해오면서 더욱 암울해졌다.

퓨처스리그 26경기에서 타율 0.345를 올린 그는 7월 23일부터는 줄곧 1군에서 버티고 있다. 월간 타율이 9‧10월 모두 0.438일 만큼 감이 좋다. 시즌 타율은 0.355(107타수 38안타)로 솟았다. 연봉 4000만 원인 오윤석이 2억9000만 원 치고 기대치에 못 미치는 안치홍을 밀어내는 형국이다.

한 시즌 농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때라 오윤석의 등장은 큰 힘이 된다. 롯데는 현재 7위이지만 5위 두산 베어스에 3경기, 6위 KIA에 1경기 뒤져 있고, 아직 22경기를 남기고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데이터가 많지 않은 뉴페이스가 투수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는 이 시점에 맹타를 휘두르니 롯데를 상대하는 팀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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