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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대표팀과 강원FC '병수볼', 그 평행이론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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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대표팀과 강원FC '병수볼', 그 평행이론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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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강원FC 사랑은 대체선수 선발에서도 이어졌다. 무릎 부상으로 빠진 이청용(32·울산 현대) 대신 이현식(24·강원)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4일 “무릎을 다쳐 소집에서 제외된 이청용을 대체해 이현식을 발탁했다”고 전했다. 이현식은 10월 A매치 기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과 친선 2연전을 위해 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이로써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23인 가운데 강원 소속은 총 4명으로 늘었다. 최전방 김지현부터 미드필더 이영재와 이현식, 센터백 김영빈까지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 고르게 포진했다.

이현식(왼쪽)이 이청용 대신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식은 2018년 강원에서 데뷔한 프로 3년차 키 175㎝의 미드필더다. 올 시즌 리그 18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32경기에서 6골 2도움을 적립하며 맹활약했다. 발 기술이 좋고 세밀한 플레이가 장점으로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미드필더다.

벤투 감독은 올 시즌 여러 차례 강원의 K리그1(프로축구 1부) 경기 현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살폈다. 지난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에 일조한 이영재를 비롯해 당시 승선했지만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한 김승대 등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서였을 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유럽파는 물론 일본, 중국, 중동에서 뛰는 해외파의 소집도 제한된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빈 자리 상당수를 강원 자원들로 메워 눈길을 끈다. 

김인성, 윤빛가람, 김태환, 정승현, 홍철, 조현우 등 기존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는 선수들은 물론 원두재, 이동경 등 ‘김학범호’에서 두각을 나타낸 자원들까지 울산에서 총 8명이나 발탁한 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 초호화 스쿼드를 자랑하는 울산은 현재 K리그1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김지현 역시 태극마크가 처음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반면 강원에선 김지현, 김영빈, 이현식 등이 모두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세 사람은 연령별 대표 경험도 없다. U-23 대표팀에 몸 담았던 바 있는 이영재 역시 지난해 동아시안컵을 통해 A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현식은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적 있지만 연령별 대표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A대표팀과 이른바 ‘병수볼’ 신드롬을 낳은 김병수 감독의 강원은 전술적인 공통점이 많다. 골키퍼와 센터백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강조하는 강원은 K리그에서 가장 패스(경기당 평균 508회·1위)가 많고 점유율(평균 57.7%·1위)이 높은 팀으로 통한다.

높게 전진하는 풀백이 때로는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이고, 센터백까지 소화하는 등 측면 수비의 역량이 중시된다는 점 또한 벤투 감독의 전술과 닮았다.

김지현, 이영재, 이현식 모두 1, 2선에서 쉼 없이 자리를 바꿔가며 기회를 만들고 파이널 서드(축구장을 3등분 했을 때 상대 진영)에서 세밀한 플레이를 통해 골을 노리는 강원 축구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포백을 보호하는 선수를 제외한 앞선의 5명과 풀백까지 총 7명가량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벤투호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991년생 김영빈도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들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식과 마찬가지로 3년차인 김지현은 지난 시즌 10골 1도움을 몰아치며 신인왕 격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21경기에서 7골 2도움을 올리고 있다. 연계 능력은 물론 결정력까지 갖췄다. 

2014년 광주에서 데뷔한 키 184㎝의 수비수 김영빈 역시 빌드업에 능하고 스리백과 포백에서 모두 왼쪽 중앙 수비로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대표팀에서 권경원(상주 상무)과 더불어 김영권(감바 오사카)을 대체하는 격으로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자리가 익숙하지 않은 강원 4인방이 이번 2연전에서 벤투 감독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전술적 색채가 강원과 닮아 있기에 적응에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고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 ‘벤투호’ A대표팀 명단(* 첫 발탁)
△ FW = 이정협(부산) *김지현(강원)
△ MF = 손준호(전북) 이영재 *이현식(이상 강원) 주세종 한승규(이상 FC서울) 윤빛가람 이동경 김인성(이상 울산) *이동준(부산) 나상호(성남)
△ DF = 정승현 *원두재 홍철 김태환(이상 울산) 권경원(상주) *김영빈(강원) 이주용(전북) 김문환(부산)
△ GK = 조현우(울산) 구성윤(대구) *이창근(상주)

■ '김학범호' U-23(올림픽) 대표팀 명단
△ FW = 김대원(대구) *송민규(포항) 엄원상(광주) 오세훈(상주) 조규성(전북) 조영욱(FC서울)
△ MF = 김동현(성남) 맹성웅(안양) 이승모(포항) 정승원(대구) 한정우(수원FC) 한찬희(FC서울)
△ DF = 강윤성(제주)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김진야 윤종규(이상 FC서울) 김태현 이상민(이상 서울 이랜드) 이유현(전남) 
△ GK = 송범근(전북) 안찬기(수원 삼성) *이광연(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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