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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오세훈도 '땡큐', 관중입장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SQ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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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오세훈도 '땡큐', 관중입장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SQ현장메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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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익숙한 것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

이승우(22·신트트라위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결전을 앞두고 던지는 출사표로는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 말은 축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에 가장 와닿는 말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감감 무소식이었던 축구국가대표팀이 10개월 만에 다시 모였다. 때 마침 코로나19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며 관중들도 경기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12일 2020 하나은행컵 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 매치 2차전 종료 후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1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선 2020 하나은행컵 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 매치 2차전이 열렸다. 하루 전 거리두기 하향 조정 소식이 전해지며 급하게 예매 공지가 전해졌고 경기장의 일부인 3000석만 오픈됐다.

갑작스런 결정에도 ‘직관(직접 관전)’을 간절히 바라왔던 팬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2075명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중 입장이 제한되며 경기장 주변이 떠들썩할 정도로 북적이진 않았지만 K리그와 프로야구 등이 무관중으로 시즌을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였다. 경기 시작을 3시간 앞둔 시점부터 국가대표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붉은 티셔츠 등을 입은 이들이 고양종합운동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관중석이 오픈되면서 팬들이 방역 과정을 거쳐 경기장에 출입하고 있다.

 

물론 제약이 많았다. 철저한 방역을 거쳐야만 경기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고 애국가는 흘러나왔지만 소리내 부를 수 없었다. 국가대표팀 경기 고유의 ‘데시벨 응원’도 사라졌다. 육성 응원이 금지된 탓이다. 전광판엔 “육성응원은 금지입니다만... 박수는 마음껏 치셔도 됩니다”라고 새로운 응원법을 유도하는 문구도 나왔다.

그럼에도 분명 이전과는 달랐다. 관중들은 육성응원 금지에 대해 잘 지켜줬지만 순간순간 번뜩이는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새어나오는 감탄은 감출 수 없었다. A대표팀으로 월반한 이동준(부산 아이파크)의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와 과감한 슛, 선배들 2,3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돌파를 펼치는 송민규(포항 스틸러스), 오세훈(상주 상무)의 타점 높은 명품헤더와 이를 걷어내는 조현우(울산 현대)의 슈퍼세이브가 나올 때 감탄하며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팬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어떻게 느끼는지 판단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점이 된 것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다.

경기 후 벤투호와 김학범호 선수단은 함께 모여 트랙을 넘어 관중들 쪽으로 다가섰다. 고마움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고 ‘셀카’도 찍었다. 존재 이유를 잃고 뛰어왔던 선수들에게 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가장 빠르게 관중 입장을 도입했다. 갑작스런 소식에도 2000명이 넘는 팬들이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였다.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오세훈은 경기 후 “와주신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며 “무관중이 풀려 좋다. 더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의 소중함을 강조해온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기쁜 일이다. 결국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일이다. 적은 수의 관중만 왔지만 앞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일상생활에 복귀까지 시간이 더 걸릴 텐데 그 첫 발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마음 놓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좋은 시점에 관중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 선수들도 관중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K리그도 오는 16일부터 관중 입장을 재개한다. 시즌 막판 우승과 승강을 두고 벌이는 파이널라운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기대되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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