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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4 활용 eK리그, 프로축구연맹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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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4 활용 eK리그, 프로축구연맹 큰 그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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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e스포츠판 K리그 eK리그가 출범한다. 그 원년이 될 2020시즌을 앞두고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앞으로 그릴 청사진을 꺼내놓았다.

프로축구를 관장하는 연맹은 13일 “연맹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아프리카TV가 주관하는 ‘eK리그 2020’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eK리그 2020은 글로벌 게임사 EA스포츠의 인기 축구게임 ‘FIFA(피파) 온라인 4’를 기반으로 하는 e스포츠 대회다. 참가자들은 K리그 각 구단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이런 방식의 대회는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 중 최초로 시도되며,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인증 받은 국내 유일의 대회이기도 하다.

피파 온라인4 유저들이 K리그 구단을 대표해 대회에 참가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9년 1월 종료된 피파온라인 4 아마추어 대회에 K리그 유니폼을 후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K리그 2020

3인이 한 조를 구성, K리그 각 구단 중 하나를 선택해 대회에 나선다. 같은 구단을 선택한 참가자들끼리 예선을 치러 K리그 22개 각 구단 대표팀이 선발된다. 

선발된 22개 팀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에 걸쳐 본선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겨룬다. 연맹은 “eK리그는 일회성 대회로 그치는 게 아니라 매년 판을 키워 K리그와 eK리그 투 트랙(Two Tracks) 축구리그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초대 대회 총상금은 1700만 원으로 우승팀에겐 상금 1000만 원과 EA스포츠가 주최하는 아시아 대회 ‘EA 챔피언스 컵(EACC)’ 한국 대표 선발전 예선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22개 구단 대표로 선발된 팀들은 해당 구단 공식 e스포츠 대표팀으로 위촉되고 유니폼과 게이밍 장비, 향후 K리그 각종 행사 초대권 등 혜택을 얻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차원에서 구단 대표 선발전과 조별리그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8강부터 결승전까지는 e스포츠 전용경기장 아프리카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리며, 아프리카TV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e스포츠판 K리그 eK리그가 출범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K리그 X e스포츠

최근 연맹은 6월 한국e스포츠협회와 K리그-e스포츠 공동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e스포츠를 활용한 통합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2017년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 젊은 층(15~29세)이 가장 관심 있는 스포츠로 축구(53.2%)가 꼽혔고, 2위가 야구(50.8%), 3위가 e스포츠(39.7%)다. e스포츠전문 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전 세계 150개국 이상 e스포츠에 참여하고 있고, 한 해 시청자 수도 3억8000만 명에 달한다. 글로벌 e스포츠산업 시장규모는 오는 2022년이면 29억6000만 달러(3조4000억 원)에 이를 거란 전망이다.

연맹은 e스포츠 파급력을 통해 K리그의 국내외 홍보효과를 기대한다. 특히 2019년 EA스포츠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피파 시리즈 유저는 2억6000만 명이며 이 중 피파 온라인 4 유저수만 해도 1억1500만 명으로 관측됐다. 국내 유저도 200만 명이 넘고, PC방 온라인 게임 점유율 부문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 이은 2위다.

연맹은 “타 종목기관에서 ‘피파 시리즈에 K리그 구단과 선수가 등장하고, 오프라인 공동 프로모션을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강점이자 행운’이라며 부러워하기도 했다”면서 “e스포츠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K리그 팬 유입경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구단 예선을 통과하면 eK리그 대회에 구단 대표로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분데스리가, 라리가, 리그앙, 에레디비지, 메이저리그 사커(MLS) 등 주요리그는 산하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다. FIFA 역시 2004년부터 e월드컵을 열어오고 있으며 2020년부터 e콘티넨탈컵을 직접 개최할 예정이다. 연맹의 시도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는 셈이기도 하다.

연맹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포츠를 먼저 좋아한 뒤 스포츠 게임을 접했다면, 최근에는 스포츠 게임을 먼저 접한 뒤 실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피파 온라인을 통한 유입효과를 기대했다. “향후 EA에서 진행하는 국제대회와 연계를 통해 K리그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성남FC와 전남 드래곤즈에서 산하 피파온라인 e스포츠 팀을 두고 각종 대회에 출전한 바 있지만 K리그와 연관성이 적어 구단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보진 못했다. 올 시즌 앞서 두 팀 모두 해체 수순을 밟아야만 했다. eK리그가 K리그와 공존할 수 있을지 기대를 낳는다.

K리그 후원사인 EA스포츠는 '이달의 선수상' 시상 등 K리그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K리그 X 피파온라인

K리그는 지난해부터 피파 온라인과 여러 차례 협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EA코리아 후원으로 매달 진행하는 ‘이달의 선수상(POTM)’ 시상이다. 선정된 선수는 트로피 및 상금을 수여받는데 EA스포츠가 이 과정에 직접 관여할 뿐만 아니라 특집 기사와 영상 등을 자체 채널에 싣고 있기도 하다. K리그의 글로벌 노출효과가 파생됐다. 

EA는 단순히 네이밍 스폰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유니폼에 붙이는 POTM 패치 마킹에 EA스포츠 로고를 새기고, 피파온라인 플레이어카드에 POTM 표식을 다는 등 적극적으로 K리그와 피파 온라인 간 연계에 힘쓰고 있다.  

게임 내 ‘팀 K리그 클래스(TKL)’ 패키지 출시 역시 화제가 됐다. 기존 K리그 선수들의 능력치가 낮아 사용률이 저조했기 때문에, K리그 레전드 및 유명 현역선수 300여 명을 TKL 클래스로 선정해 능력치를 높이고, 페이스온 작업을 통해 실제 얼굴에 가깝게 구현해 관심을 끌었다.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면 게임 안에서도 표식이 붙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KL 패키지를 내놓고, 유명선수 300여 명은 페이스온 작업을 거쳐 게임 안에서 실제와 흡사한 얼굴을 구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는 국내 피파 온라인 대회를 통한 홍보도 노렸다. 지난해 1월 아마추어 3대3 전국대회 결선에서 각 지역 K리그 구단 유니폼을 후원했다. 올 초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지자 배성재, 윤태진 아나운서가 피파 온라인을 통해 가상 개막전 대결을 벌이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선수들이 직접 피파 온라인 랜선 토너먼트를 벌인 바 있기도 하다.

연맹은 “이 같은 이벤트는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K리그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수요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선수들의 경기 외적인 면을 팬들과 공유함으로써 거리감을 좁히고,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플레이되는 피파 온라인은 K리그의 글로벌화 효과 부문에선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붙기도 한다. 연맹은 “우선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피파 온라인을 통해 먼저 eK리그를 활성화시킨 뒤 추후 유럽과 북미 등에서 인기가 많은 콘솔 피파로 까지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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