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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홈런' 키움 김하성, 예감 좋은 강정호 향기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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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홈런' 키움 김하성, 예감 좋은 강정호 향기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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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2014년 강정호는 40홈런을 때려내며 당당히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선택을 받았다.

6년 뒤 키움 히어로즈에서 다시 한 번 30홈런 유격수가 탄생했다. 김하성(25)이 빅리그에서 탐낼 만한 유격수의 요건을 갖춰내며 강정호의 선례를 뒤따라갈 수 있을까. 꿈만 같았던 일이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김하성은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전 6회초 손동현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4안타 2타점 활약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이 14일 KT 위즈전 커리어 첫 30홈런을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강정호를 떠올리게 하는 활약이다. 강정호는 이전까지 리그 최고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장타력은 유격수 치고 뛰어난 수준이었다. 20홈런이 보장되는 타자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4년 강정호는 0.356 고타율에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경쟁 구도가 생길 리 없었고 이에 강정호에겐 논란 거리를 스스로 지워버리는 ‘평화왕’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이 따라붙었다.

장타력이 보장된 유격수라는 평가는 MLB 진출에 큰 도움을 줬다. 피츠버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500만 달러(57억 원)를 당시 넥센에 전하며 강정호를 영입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활동 경력 자체가 짧긴 했지만 강정호는 빅리그 초반 2시즌 동안 3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00 이상의 타자로 활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음주운전만 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빅리그에서 활약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부천북초, 부천중을 거쳐 야탑고를 졸업한 김하성은 2014년 키움에 입단해 강정호를 보며 꿈을 키웠다.

강정호는 빅리그 첫 두 해 기량을 인정받았다. 음주운전만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였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진=AP/연합뉴스]

 

강정호의 MLB 진출 이후 히어로즈 유격수 자리는 자연스레 김하성이 넘겨받았다. 김하성은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일발장타를 갖춘 유격수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로 발을 뻗어가기 위해서는 장타력이 다소 아쉬웠다. 강정호가 그랬던 것처럼 KBO리그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시즌 한 단계 도약이 필요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것일까. 김하성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욱 구슬땀을 흘리며 힘을 키웠다. 그리고는 시즌 종료 11경기를 앞두고 30홈런을 돌파했다. 데뷔 후 커리어하이였던 23홈런(2017년)을 훌쩍 뛰어넘어 거포를 상징하는 숫자 30에 도달했다. 더불어 0.314 고타율과 107타점 107득점, 21도루는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MLB에 어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흠 잡을 데 없는 쇼케이스를 펼치고 있는 김하성이다.

현지에서도 김하성이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하성이 향후 5년 동안 MLB에서 평균 20홈런 이상을 때려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14일 경기를 마친 김하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LB닷컴은 이날 “KBO리그에서 빅리그에 진출하는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며 “강정호와 비교되는 김하성은 상대적으로 파워는 다소 부족하지만 콘택트 능력, 수비력, 전체적인 운동 능력에서 더 나은 선수”라고 김하성을 조명했다. 또 그의 기록을 상세히 소개하며 “2루수나 3루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팀이 김하성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전했고 텍사스 레인저스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하성을 원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4일 경기를 마친 김하성은 해외 평가에 대해 과분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모든 건 에이전트에 일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더욱 조심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30홈런을 돌파한 김하성의 시즌 막판 행보에 MLB 구단들의 시선은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고 키움. 김하성이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은 팀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지도 MLB 구단들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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