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1-27 18:20 (금)
[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감독님, 아니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상태바
[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감독님, 아니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 구자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9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구자영 칼럼니스트] 과거 운동선수를 지도했던 방식이나 관리는 체계가 없었다. 과도한 훈련, 혹사로 운동을 그만두는 사례가 빈번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선수들은 발굴됐다. 확고한 신념으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 코치는 지도자를 넘어선 개념이었다. 선생님이자 은사님이었다. 가족이 거주하는 당신의 집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품고선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살뜰히 챙겼다. 그의 아내 즉, 사모는 자신의 아들처럼 음식과 빨래를 손수 하면서 운동에 전념하도록 정성을 다 했다. 이후 그들의 품을 떠나 상급학교로 진학하고 사회로진출했음에도 인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스토리를 주변이나 언론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시절이다. 

이들의 연이 변치 않을 수 있었던 건 그 당시 관계에 계산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도자는 선수 개인의 성공과 영위보다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랐던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감독님, 코치님이라기 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선호했는지 모르겠다. 

좋은 지도자가 무엇인지 울림을 준 영화 '코치 카터'의 한 장면. [사진=코치 카터 스틸컷]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 ‘코치 카터’, ‘더웨이백(The way back)’ 등은 그래서 더한 감동을 준다. 지도자의 가치관과 사고는 선수들의 미래에, 지도자의 확고한 신념은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기 선수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필자는 꿈이 많았다. 그래서 선수 시절에도 각종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훈련과 대회에 빠지곤 했다. 돌이켜보면 냉랭한 시선이 쏟아질 법 했는데 선생님들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셨다. 시험 당일 사물함에는 정성스레 쓰여진 손 편지와 응원의 작은 선물 등이 놓여져 있었다.

지도자와 선수 사이는 계급체계가 확실하다. 당시 지도자는 권위적이며 절대복종이라는 불문율도 있었다. 필자는 행복하게도 항상 따뜻함 속에 운동했다. 존중을 받는다는 느낌 속에 운동을 했다. 

불 꺼진 지도자실. 사제지간의 끈끈함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대가 바뀌면서 현대사회에서의 지도자와 선수 간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도자는 능력을 인정받아 더 나은 대우와 지위, 명예를 누리려 노력한다. 선수들은 프로선수 혹은 국가대표로서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 각자의 목적이 뚜렷해지면서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에 직업 의식이 보다 강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제지간의 정이 조금씩 빛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따른다. 더욱이 최근 연이어 보도되는 (성)폭력, 횡령, 배임, 채용 비리 등 안타까운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의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 과거에 '참 즐겁게 운동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

우리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신 선생님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감사드린다고, 항상 고맙다고. 

 

구자영(연세대학교)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스포츠문화연구소 운영위원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 박사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