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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 그리고 비웨사, 한국 육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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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 그리고 비웨사, 한국 육상의 시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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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육상이 뛴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김국영(29·광주광역시청)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그의 뒤를 이을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김국영은 19일 경상북도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남자 일반부 100m 결선에서 10초31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이규형(경산시청, 10초51)과 격차는 0초30, 자신이 왜 한국 육상 간판이라고 불리는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김국영(가운데)이 19일 문체부장관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결선에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향해 달려 들어오고 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10초07로 한국 100m 기록보유자인 김국영은 10초 벽을 허물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겼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그는 결선에서 8명 중 8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의 높은 벽에 고개를 숙였다.

당시 “내가 한국 기록을 깼지만 그만큼 다른 아시안 선수들도 강해졌다. 솔직히 벅차다”며 “10년 가까이 한국 육상 간판으로 뛰면서 힘들었다”고 눈물까지 흘리기도 했다.

쓰러지진 않았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서도 지난해 10초12, 올해 10초29로 한국 시즌 최고 기록을 썼다. 지난 9월 전역 후 처음으로 나선 대회에선 맞바람 속 기록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국내에선 경쟁자가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은 10초05.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해야만 나설 수 있는 꿈의 무대다.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김국영은 겨우내 도쿄행을 위해 땀방울을 흘릴 계획이다.

아직 군기가 채 빠지지 않은 예비역 김국영은 이제 만 서른을 앞두고 있다. 모든 에너지를 단기간에 쏟아 부어야 하는 스프린트 종목에서 많은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2,3년 안에 인생의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가장 눈 앞에 놓인 건 올림픽 본선 출전. 쉽지 않은 목표지만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김국영은 한국 기록을 0초02 이상 앞당기기 위해 고삐를 당길 예정이다.

비웨사(왼쪽)는 고교 최정상에 올랐다. 빠른 성장세로 한국 육상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고등부에선 비웨사가 10초79로 정상에 올랐다. 이름은 물론이고 피부색도 남달라 잘 모르는 이가 보기엔 외국 선수도 참가하는 대회인지 의구심을 품을 수 있지만 비웨사는 엄연히 한국 국적을 가진 선수다. 콩고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지와 자란 곳 모두 한국이다. 15세가 돼서야 한국 국적을 취득해 본격적으로 육상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직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 차이는 육상 선수 비웨사의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비웨사는 180㎝ 중반대에 달하는 큰 키와 남다른 탄력을 지닌 잠재력이 가득한 기대주다.

육상에 발을 담근지는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KBS배에서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 10초95를 3차례나 갈아치우며 10초69까지 앞당겼다.

이번 대회에선 예선과 준결승에서 2위로 여유로운 레이스를 펼치더니 결승에서 전력질주를 펼쳤다. 스타트는 다소 늦었지만 엄청난 탄력으로 후반 뒤집기 우승을 이뤄냈다.

올해보다 내년, 그 이후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스스로도 ‘내년이 진짜’라고 말한다. 원곡고 2학년인 그는 벌써 고교 정상급 선수로 발전했다. 그가 말하는 ‘내년’은 고교가 아닌 일반부가 그 경쟁상대가 될만큼 성장할 수도 있다.

키에 비해 다소 부족한 체중과 근력을 보완한다면 스타트는 물론이고 스퍼트에 더욱 힘이 붙을 수 있다. 김국영을 비롯한 한국 육상이 꿈꿔온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국영이 이끌어 가는 현재, 그리고 비웨사가 바통을 넘겨받을 미래. 불모지로 평가받아왔지만 한국 육상에서 작은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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