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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국은 손흥민-영국은 베일, 엇갈린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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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국은 손흥민-영국은 베일, 엇갈린 스포트라이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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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은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 열풍이다. 현재까지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그는 진정한 ‘손세이셔널’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던 가레스 베일(31)까지 임대로 합류하며 KBS(케인-베일-손흥민) 라인을 형성해 관심을 키우고 있다.

현지에서도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그보다 베일의 부진에 더 많은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퍽 흥미롭다.

토트넘 홋스퍼 가레스 베일이 EPL 복귀전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현지에선 그의 부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은 명실상부 ‘월드클래스’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차붐’ 차범근, ‘해버지’ 박지성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면 이젠 그들의 아성마저도 위협하고 있다.

올 시즌 기세는 더욱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가대표 차출없이 새 시즌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골 2도움으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도미틱 칼버트-르윈(에버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누구도 그보다 많은 골을 넣지 못했다.

경기력 또한 발군이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균 평점 8.40을 부여했는데, 이는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8.99), 팀 동료 해리 케인(8.65), 레반도프스키(8.63), 잭 그릴리시(아스톤 빌라, 8.48)에 이은 5위다.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8.36), 하메스 로드리게스(에버튼, 8.34)는 물론이고, 득점 공동 선두인 칼버트-르윈(8.14)보다도 한참 높은 평가다.

특히 국내에선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 세계에서 얼마나 뛰어난 공격 지표를 그리고 있는지, 과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선 것인지 집중하고 있다.

손흥민(가운데)은 최고의 폼을 보이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선 그보다 베일의 부진에 더욱 주목하는 모양새다.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현지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물론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그를 향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그보다 데뷔전을 치른 베일의 부진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베일은 과거 토트넘에서 사이드 수비수로 시작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로 인해 2013년 당시 이적료 기록인 1억 유로(1342억 원)에 레알로 이적할 수 있었다. 토트넘도 베일을 기꺼이 보내주며 두둑한 영입 자금을 챙겼다.

레알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카림 벤제마와 함께 특급 호흡을 자랑하며 ‘BBC 라인’으로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감독과 마찰 등으로 인해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결국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베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했다. 기량엔 의심을 품을 수 없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레알에서 주급 10억 원을 받아온 고액 연봉 선수였기에 당연히 해내야 하는 역할의 무게는 컸다. 그에 따라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베일은 후반 투입과 동시에 프리킥 키커로 나섰다. 더선은 "손흥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19일 부상을 털고 2709일 만에 치른 EPL 복귀전. 후반 3-0으로 앞선 상황 교체 투입된 베일은 과감한 돌파를 펼치기도 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팀은 여유 있는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10분 만에 3실점하며 좌절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차라리 출전 시간이 짧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예전 기량 같지 않아 보였다”고 혹평했다. 더선은 “베일의 첫 터치는 손흥민의 프리킥을 뺏은 것”이라며 “사실 이 부분은 토트넘 선수들이 베일을 얼마나 경외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베일은 손흥민이 프리킥을 준비하는 지점으로 곧장 다가갔다. 손흥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베일은 볼을 집어 들었고, 백스텝을 밟으며 슛을 준비할 뿐이었다. 득점은 이뤄지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토트넘은 베일 투입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 또한 “그가 네 번째 골을 넣지 못한 건 아쉽다. 넣었다면 경기를 끝낼 수 있었을 텐데, 이런 게 축구”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아직 베일에겐 보여줄 기회가 충분히 남아 있다. 레알에서도 줄어든 출전 기회 속 피치를 밟을 때면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였던 그다. 다만 뜨거운 관심은 그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공격진인 케인과 손흥민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도 한 몫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베일이 손흥민과 케인의 뜨거운 감각에 더욱 불을 지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베일이 하루 빨리 제 컨디션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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