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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KT위즈-두산베어스 총력전, 미리보는 가을야구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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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KT위즈-두산베어스 총력전, 미리보는 가을야구 득과 실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22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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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내일 선발 빼고 전원 대기한다.”(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소형준이 뒤에서 대기한다. 던질만한 선수는 전원 대기다.”(이강철 KT 위즈 감독)

가을야구를 코 앞에 둔 두 사령탑은 배수진을 쳤다. 매 경기 결승전을 치른다는 생각. 2위 LG 트윈스와 5위 두산은 1.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해 벌어지는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2위는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지만 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2승을 챙겨야만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서 유리하게 가을야구를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같았지만 둘 다 웃을 순 없었다.

KT 위즈 조용호(아래) 22알 두산 베어스전 1회초 선취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프로야구(KBO리그) 두산과 KT 최종전. KT는 6회초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17-4 역전승을 거뒀다.

78승 60패 1무를 기록한 KT는 2위 LG를 반 경기 차로 추격하며 창단 6시즌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두산은 4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가 2로 벌어졌다. 5경기씩 남겨두고 있는 두 팀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경기였다.

한 발 앞서 있는 LG에는 여전히 밀리는 상황이다. 4경기를 남긴 LG는 자력 2위 진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 그러나 3위라면 얘기가 다르다. KT는 3위 자력 확보를 위해, 두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물러설 곳이 없었다. KT와 두산 모두 총력전을 다짐했다. KT는 신인왕 1순위 선발 자원 소형준을 불펜 대기시켰고 두산 또한 내일 선발 투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출격을 준비했다.

대기록에 도전했던 두산 유희관이 아쉬움을 남긴 채 6회초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불펜 난조로 결국 8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 ‘아 유희관’, 이승진·홍건희·조수행 ‘어쩌나’

두산 선발은 프로야구 역대 4번째 8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에 도전하는 유희관. 1회 실점하며 시작했지만 5회까지 영리한 피칭을 펼쳤다. 특히 5회 8구만에 이닝을 마무리,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며 기분 좋은 예감을 키웠다.

방심할 수 있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때였던 걸까. 6회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다. 평범한 뜬공을 조수행이 잡아내지 못해 선두 타자를 내보냈다. 조수행은 장성우의 안타 때도 불안한 수비를 노출했다.

무사 1,2루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유희관을 대신해 강속구가 강점인 이승진을 올렸다. 그러나 큰 중압감 속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대타로 나선 멜 로하스 주니어에 이어 배정대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 실점했다. 문상철에겐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뜬공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유희관의 승리도 날아갔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의 꿈을 부풀리던 유희관은 실망감을 애써 감췄다. 늘어나는 실점만큼 조수행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6회 구원등판한 이승진(오른쪽)은 유희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패전 멍에를 썼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아직 불을 다 끄지 못했다는 것. 이승진은 심우준에게 삼진을 빼앗아 냈지만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황재균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고서야 강판됐다. 

이어 등판한 홍건희도 올 시즌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계투조로서 큰 힘을 보탰지만 이날은 크게 흔들렸다.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시작한 그는 유한준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장성우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맞고서 고개를 떨군 채 김민규에게 공을 넘겼다.

이승진과 홍건희, 조수행은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그 어느 때보다 큰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 예상되지만 미리보는 가을야구에서 뼈아픈 부진을 보인 건 김태형 감독으로서도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비 불안은 조수행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물 샐 틈 없는 수비가 강점인 두산이지만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내준 것도 패배의 아픔을 더 쓰리게 했다.

소형준 불펜 투입은 성공하지 못하며 선발 로테이션 고민까지 더했다. [사진=연합뉴스]

 

◆ 쿠에바스 조기강판-소형준 불펜소모, 그러나

시작이 좋지 않았다. 3회 쿠에바스는 2실점했고 이강철 KT 감독은 46구를 던진 쿠에바스를 과감히 내렸다. 경기 전부터 소형준 등판을 예고했던 터라 놀랍진 않았다. 

강수임은 분명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의 4일 휴식 후 등판 원칙을 세웠기에 각각 25일(롯데)과 30일(한화), 29일 등판하고 28일(이상 KIA) 배제성을 내보내기로 했지만 29일 한화전 선발 한 자리가 비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불펜에서 대기시키며 1+1 선발 혹은 스윙맨으로 쓰겠다는 전략이었다. 소형준이 두산전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ERA) 2.28로 강했다는 것도 이러한 결정을 도왔다.

KT는 화끈한 타격으로 아쉬운 점을 털어냈다. 6회초 팀에 8득점 째를 만들어낸 장성우. [사진=연합뉴스]

 

계획은 확실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진 않았다.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박세혁에게 내야안타,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조수행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타이트한 경기에서 활용하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생각과 달리 끌려가는 상황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자 이 감독은 소형준에게 1이닝만을 맡겼다.

선발 로테이션이 꼬인 상황에서 소형준의 불펜 활용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퀵후크로 불펜 소모도 컸다.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큰 수확이 있었다.

KT는 이날 6회 두산 불펜진을 공략하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추격 의지를 잃은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이날 장단 18안타로 17득점했는데, 가을야구를 앞두고 중요한 경기에서 황재균, 강백호, 유한준, 장성우 등 중심타자들의 동반 활약했다는 점과 최근 기세가 좋지 않았던 조용호, 배정대, 강민국까지 안타를 신고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어떤 팀이 어느 위치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하루 아침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매 경기를 결승 같이 치르겠다는 양 팀이기에 이날 엇갈린 희비가 향후 일정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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