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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윤빛가람 그리고 김기희... 이적생도 못 막는 울산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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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윤빛가람 그리고 김기희... 이적생도 못 막는 울산 비극?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25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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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승규(30·가시와 레이솔)가 못 다한 꿈을 조현우(29·울산 현대)가 대신 이뤄주는 듯 했다. 하지만 윤빛가람(30)의 프리킥은 두 번이나 골대에 맞고 나왔고, 김기희(31)는 결정적인 실수로 결승골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울산은 2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전북 현대와 26라운드 현대가(家) 라이벌전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사실상 결승전에서 패하면서 잔여 일정을 1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전북에 승점 3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시즌 악몽이 반복되는 걸까.

호랑이 군단은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와 최종전에서 비기거나 지더라도 3골 이상 넣고 지면 우승하는 상황에서 1-4 완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역시 승리하면 사실상 염원하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고, 비기더라도 유리한 고지에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기에 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타도 전북을 목표로 이적시장에서 골키퍼 조현우, 미드필더 이청용, 윤빛가람, 원두재, 수비수 정승현, 김기희, 홍철 등 국가대표급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시즌 초 승점을 착실히 쌓았고, 한때 전북과 승점 차를 꽤 벌리기도 했지만 파이널라운드에서 또 다시 포항, 전북에 발목이 잡혔다.

울산이 또 안방에서 고개를 숙였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기희(가운데)는 경기가 끝나자 주저 앉고 말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조현우는 제 몫을 다했다.

전반 35분 김인성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조현우가 전북 구스타보의 슛을 막아냈다. 후반 13분에는 모두 바로우의 크로스에 이은 한교원의 결정적 헤더도 선방했다. 경기 내내 막강 화력을 갖춘 전북 공격진 슛을 쳐내고 잡아내며 안정감을 뽐냈다.

수비 실수에 기인해 바로우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줬지만 ‘수호신’ 칭호가 손색 없는 활약이었다. 공격 면에서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강조하는 대로 빌드업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덤이다. 

부상을 털고 선발 출격한 이청용은 활약이 미미했다. 클래스는 여전했지만 이날 특출난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뒤에는 한참이나 피치 위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90분 풀타임 소화한 윤빛가람은 이날 프리킥으로 골대를 두 번이나 맞히면서 울분을 삼켰다. 전후반 각각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처리했지만 모두 골포스트에 맞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 날린 감아차기 슛도 전북 골키퍼 송범근 품에 안겼다.

조현우(가운데)가 페널티킥을 선방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윤빛가람(왼쪽 첫 번째)은 프리킥으로 골대를 두 번이나 때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희는 퇴장 징계로 결장한 불투이스 대신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슈퍼리그(CSL),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거친 경험 많은 선수지만 모두 바로우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채 시도한 헤더 백패스가 끊기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결정적 실수를 제외하면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그는 주저앉고 말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준비했던 게 상당히 잘 나왔다. 결과가 좀 아쉬울 따름”이라며 “축구를 하다보면 많은 상황이 생긴다. 운이 좋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들과 함께 이야기하겠지만 결국 감독이 잘 못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것이다. 선수들은 준비했던 걸 잘 했다. 가진 능력을 잘 발휘했다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김기희 실수에 대해선 “패배하게 되면 괴롭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기분 속에 있을 거다. 위로를 전할 수밖에 없다. 가족들과 함께하며 휴식해야 한다. 지나간 건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축구는 계속해야 한다. 집중력은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한다.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은 11월 1일 오후 3시 파이널A(상위스플릿) 최하위(6위) 광주FC와 홈에서 최종전을 벌인다. 반드시 승리하고, 대구를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전북이 패하길 바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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