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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머리도 무기', 경이로운 골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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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머리도 무기', 경이로운 골 페이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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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머리를 썼다. 값진 헤더 결승골을 넣으며 올 시즌 10호골로 리그 득점 단독선두에 등극했다. 현재 페이스면 대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 4-2-3-1 전형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31분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근 계속해서 골을 합작하고 있는 단짝 해리 케인이 머리로 내준 공을 머리로 받아 골로 연결했다. 손흥민 골에 힘입어 토트넘은 1-0으로 이겼고, 최근 모든 대회 10경기 무패(8승 2무)를 달렸다. 

리그 3승 2무 1패(승점 11)로 5위까지 뛰어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다투는 소위 ‘빅6’ 중 순위표에서 토트넘보다 위에 있는 팀은 디펜딩챔프 리버풀(2위·승점 13) 뿐이다.

손흥민이 집중 견제를 뚫고 머리로 값진 결승골을 뽑아냈다. EPL 득점 단독 1위다.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캡처]

특히 손흥민이 골을 뽑아내는 속도가 경이롭다. 

9경기만에 10골 째 작성하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6경기에서 8골로 득점순위 단독 1위다. 도미닉 칼버트 르윈(7골·에버튼),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이상 6골·리버풀)에 앞서 있다. 슛 대비 골 지표 역시 압도적이다. 리그에서 총 12차례 슛을 시도했는데 8개가 골이 됐다. 3번 차면 2번 골인 셈이다. 

UEFA 유로파리그(UEL) 예선 포함 3경기에서 2골을 더했다. 토트넘에서 보낸 두 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 21골을 시작으로 18골, 20골, 18골씩 넣었는데 올해는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41경기에서 18골 12도움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는데 벌써 10골 4도움 째다. 올 시즌에도 41경기를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45골, 공격포인트 63개가 가능하다. 현재 보여주는 최상의 폼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계산한 극단적인 수치지만 최근 그가 보여주는 생산력이 그만큼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써부터 손흥민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영국 풋볼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주급 20만 파운드(2억9500만 원)에 성과급을 더한 재계약 조건을 제시받았다. 5년 동안 인센티브 포함 연봉 총액 6000만 파운드(885억 원)에 달하는 액수다. 그는 2023년 6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9경기 만에 벌써 10골 째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 특유의 몰아치기에 기인한 결과다. 지난달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전반만 뛰고 교체된 뒤 장기 결장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주중 2경기만 거른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에 돌아와 2골 1도움을 작렬했다. 이후 리그 2경기,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경기 내내 골을 퍼부었다.

케인과 쌓아가고 있는 기록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둘은 손흥민이 EPL에 입성한 2015~2016시즌 이후 그 어떤 콤비보다도 많은 29골을 합작 중인데, 이는 EPL 역사 전체를 놓고 봐도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록바(36골·첼시)에 이은 공동 2위다. 티에리 앙리-로베르 피레(아스날), 다비드 실바-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와 동률을 이뤘다. 

케인은 이날 어시스트를 추가해 5골 8도움으로 도움 단독 1위이자 공격포인트 1위(13개)를 지켰다. 도움 2위 존 맥긴(아스톤 빌라)과 격차는 4개다. 공격포인트 2위는 손흥민(10개)이기도 하다. EPL을 휩쓸고 있는 손흥민-케인 듀오다.

지난해 12월 번리를 상대로 70m 단독 드리블에 이은 원더골로 EPL 올해의 골 수상자가 된 그가 두 줄 수비를 세운 번리 ‘늪 축구’를 타파하며 번리 킬러로 거듭났다.

골을 넣기 전까지 활약은 미미했다. 전반 유효슛 하나 없었고, 후반 28분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수비 2명을 달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한 뒤 날린 슛이 태클에 걸린 게 가장 결정적인 기회였을 만큼 고전했다.

발이 막히자 머리로 넣었다.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머리로 막힌 혈을 뚫었다. 득점 감각에 물이 올랐음을 방증한다. 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에릭 라멜라가 올린 공에 케인이 머리를 대 방향을 바꿔놓자 골에어리어 안에서 몸을 던져 재차 머리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 헤더골은 귀한 장면이다. EPL에서 지금껏 61골을 쌓았는데 머리로 넣은 건 4번 뿐이다.

2017년 12월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전 1-0으로 앞선 후반 42분 헤더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2018년 3월 허더즈필드전에서 왼발 결승골 뒤 머리로 추가득점하기도 했다. 올 1월에는 노리치 시티를 맞아 후반 34분 헤더 결승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11월 A매치 주간 전까지 토트넘 경기일정은 빠듯하다. 오는 30일 오전 2시 55분 로열 앤트워프(벨기에)와 UEL 조별리그 2차전 방문경기를 치른 뒤 11월 2일 브라이튼과 리그 7라운드 홈경기에 나선다. 이어 6일 루도고레츠와 UEL 조별리그 3차전, 8일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과 리그 8라운드 2연속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 골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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