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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잡는 두산, 살아난 가을야구 DNA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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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잡는 두산, 살아난 가을야구 DNA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30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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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미리보는 가을야구라는 말이 딱 맞았다. 단지 계절상, 날씨가 선선해서가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두 팀이 사활을 걸고 벌이는 단판 승부는 질적으로도 가을야구를 떠올리게 했다.

4위 키움 히어로즈와 5위 두산 베어스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격돌했다.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양 팀의 144번째 최종전. 가을야구를 언제 시작할지 확정짓는 운명의 한 판이었다. 단 한 경기 결과에 따라 2위에서 5위까지 양 팀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컸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오른쪽)이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최종전에서 2회말 추가 타점을 올리고 고영민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4위 혹은 5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면 당장 이틀 뒤인 다음달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양 팀 감독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총력전을 불사치 않겠다고 각오했다. 

두 팀은 가을야구 단골손님. 분위기만으로도 가을야구를 오버랩시켰다. 더구나 포스트시즌 중요한 길목에서 3차례나 맞붙었던 상대다.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키움은 번번이 두산에 발목을 잡혔다. 3차례 시리즈에서 모두 패했다. 게다가 키움은 일주일 만에 경기를 치러 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경기 전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경기를 하지 않아 우려는 된다. 빠른공 투수가 나오는데 이미 라울 알칸타라를 예상하고 준비했다”며 “선수 개개인이 집중하고 준비하는 걸 봤을 때 초반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날리고 환호하는 두산 허경민(가운데).

그러나 알칸타라는 난공불락이었다. 6회 2사까지 키움 타선은 단 하나의 안타도 날리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초반부터 에릭 요키시를 공략했다. 허경민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오재일의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만들었고 2회에도 김재호-오재원 베테랑 듀오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냈다.

이후 안정을 찾고 마운드를 지키던 요키시가 6회말 볼넷과 안타로 흔들렸다. 키움 벤치는 한 발 빠르게 움직여 안우진을 올려보냈다. 더 이상 점수 차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담긴 수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안우진의 볼끝은 살아 있었고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득점이 필요한 키움에 알칸타라는 좀처럼 넘어설 수 없는 벽과 같았다. 완벽한 투구를 펼친 알칸타라는 98구로 8회까지 버텼다. 

라울 알칸타라는 마지막 20승 기회를 완벽히 살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회 키움에도 기회가 있었다. 알칸타라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자 두산 관중석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는데, 선두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좌전 안타를 맞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키움에선 이날 가장 방망이 중심에 잘 맞힌 타구였다.

결국 알칸타라가 물러나고 두산 마운드엔 이영하가 올랐다. 3루 측 키움 응원단은 고무됐다. 같은 시간 3위 LG 트윈스가 SK 와이번스에 끌려가고 있었고 한화 이글스도 2위 KT 위즈를 상대로 4득점, 역전한 것. 키움이 역전승을 따넬 경우 KT와 승률(0.566), 상대전적(8승 8패)까지 같아 양 팀 맞대결 다득점을 따지는데 여기서 90점으로 KT(77점)를 앞서 2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일장춘몽과 같았다. 시즌 도중 자진해 클로저로 전직한 이영하는 허정협에 이어 박준태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지영의 타구는 유격수 김재호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고 두산은 최소 4위를 확보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키움은 타구장 결과와 무관하게 5위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시즌 성적은 5승 9패 1무로 두산의 열세였지만 가을 바람을 맞은 곰 군단에 이 기록은 무의미했다. 2013년과 지난해에도 두산은 히어로즈에 상대전적 7승 9패로 밀렸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늘 웃었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최종전에서 엇갈린 희비가 가을야구에선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지난해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섰던 키움은 올 시즌도 언더독으로서 가을야구를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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