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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김하성, 'MLB행' 강정호-김광현에게 얻는 힌트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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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김하성, 'MLB행' 강정호-김광현에게 얻는 힌트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0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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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쩌면 KBO리그에서 치른 마지막 가을야구였을지도 모른다.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이 본격적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선다.

김하성은 2일 열린 LG 트윈스와 2020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타수 1안타 1삼진, 팀의 연장 3-4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로써 김하성의 올 시즌 모든 일정도 마무리됐다.

2014년 데뷔 후 7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노크한다.

[잠실=스포츠Q 손힘찬 기자]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은 2일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다.

 

가을야구 성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강정호가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20타수 1안타, 타율 0.050으로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선택을 받았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이미 수년간 충분한 데이터를 쌓아놓은 김하성이다.

그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야구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주목할 자유계약선수(FA) 10명 중 김하성을 9위로 꼽았다.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할 김하성이지만 중요한 건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매체는 “김하성은 올해 30홈런 23도루 타율 0.30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며 “미국 진출 시 김하성은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지닌 유격수로 수년간 환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던 스카우트들이 탐냈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송구 능력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MLB 진출 초반 빠른 구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한 매체는 “결국 두 자릿수 홈런과 평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과 타격감을 지녔다”며 “평균 이상의 주루 능력을 갖춘 김하성은 효율적으로 도루를 할 줄 알아 가치를 더한다. 25세라는 점도 중요하다. FA로 나온 대부분 선수들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강조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은 2일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하성은 올 시즌 30홈런을 날리며 일발장타를 갖춘 내야수로 MLB 구단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하성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건 J.T 리얼무토(포수, 필라델피아 필리스), 조지 스프링어(외야수, 휴스턴 애스트로스), 트레버 바우어(투수, 신시내티 레즈) 등 이미 MLB에서 정평이 난 선수들. 유격수 중엔 마커스 세미언(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있었는데, 디디 그레고리우스(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김하성보다 낮은 10위에 자리했다.

스토브리그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TR)는 이날 김하성을 FA 랭킹 7위에 올려놨다. 텍사스 레인저스행을 점치며 5년 4000만 달러(453억 원) 계약을 예상했다. 이는 강정호(4년 최대 1400만 달러)는 물론이고 류현진(6년 3600만 달러)보다도 많은 금액. 김하성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나타내준다.

끝이 좋지는 않았지만 팀 선배이기도 했던 강정호는 빅리그 진출부터 적응 과정까지 김하성에게 좋은 본보기다. 준수한 수비와 타격 능력을 보이던 강정호는 마지막 시즌 40홈런 117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홈런을 넘나들던 김하성 또한 파워를 더하며 생애 첫 30홈런을 때려냈다. 거포를 상징하는 30홈런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를 찾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당한 강정호를 피츠버그가 갖은 방법을 다해 복귀시키려 애썼던 이유이기도 하다. 3루수와 2루수 등 멀티포지션 소화 능력 또한 그의 가치를 높인다.

중요한 건 과연 통할 수 있을지의 문제다. 올해 빅리그 진출 성공 사례를 보인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김)하성이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팀 후배 이정후도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지금 방을 같이 쓰고 있는데 각오가 남다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하성(왼쪽)이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음달 포스팅 시스템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 기대가 커진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KBO리그에서 하던대로만 하면 제 기량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지션과 수비, 타격 능력 등 여러모로 닮은 강정호의 선례가 있다. 또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한솥밥을 먹은 에디슨 러셀에게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러셀은 2012년 오클랜드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로 2016년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뛰어난 수비력과 일발장타를 갖춰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마저 강정호를 넘어서는 수준은 아니었고 올 시즌 KBO리그에선 타율 0.254, 수비에서도 실책 12개를 범했다.

미국 현지에선 ‘강정호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힘은 다소 밀릴 수 있어도 수비력과 빠른 발에서는 앞선다는 것. 조심스레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근거다.

오랫동안 미국행을 준비해온 김하성이지만 실력 외에도 신경 쓸게 많다는 건 우려를 키우기도 한다. 올 시즌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해낸 김광현은 “가장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걸 올 시즌을 통해 느꼈다”고 말했다. 김하성도 분명 새겨 들어야 하는 말이다.

김광현은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팅이 시작될 다음달 중순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일단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며 MLB에서도 통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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