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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IBK기업은행, 1순위 케이타-라자레바 효과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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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IBK기업은행, 1순위 케이타-라자레바 효과 [프로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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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 시즌 V리그 순위표에서 나란히 꼴찌 바로 위에 자리했던 남자배구 의정부 KB손해보험과 여자배구 화성 IBK기업은행이 1순위 외국인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11년 만에 개막 4연승을 달리며 단독 1위에 올랐다. 노우모리 케이타(19·말리)는 과거 한국 프로배구판을 호령했던 가빈 슈미트(캐나다)를 연상시킬 만큼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몰빵’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특유의 탄성으로 KB손보가 올 시즌에는 들러리에 머물지 않을 거란 낙관을 낳는다.

IBK기업은행 역시 자신감이 붙었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안나 라자레바(23)는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김연경(인천 흥국생명)마저 경계대상으로 꼽는다. 2011~2012시즌 V리그 가입 이듬해부터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지난 두 시즌 부침을 겪은 IBK기업은행이 다시 '봄 배구'를 바라보는 원동력이다.

KB손해보험 케이타가 남자배구 판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케이타는 지난 3일 대전 삼성화재전에서 무려 54점을 퍼부으며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삼성화재에서 뛰던 가빈이 2012년 2월 KB손보 전신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작성한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58점)에 불과 4점 모자란 부문 공동 2위 기록이다.

1, 2세트를 내준 KB손해보험은 3세트부터 케이타에게 공을 더 집중시켰다. 케이타의 공격점유율은 3세트 69.7%를 찍더니 4세트 78.3%, 5세트 92.3%까지 치솟았다. 거의 모든 공격을 처리했는데도 5세트 KB손보가 따낸 공격 득점 10점 중 9점을 책임졌다. 이날 공격성공률도 59.03%에 달했다.

키 206㎝ 높이를 활용한 높은 타점의 스파이크 위력이 대단하다. 양발 점프뿐 아니라 때때로 외발 스텝으로 하이볼을 처리하기도 하고,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 공을 때린다. 이날 삼성화재전에선 네트를 등진 채 뒤로 때리는 노룩 비하인드 스파이크 묘기도 선보였다. 득점 후 손을 펼쳐 얼굴 앞에서 흔들며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는 듯 벌이는 세리머니 역시 동료들의 기를 살려준다.

스파이크 높이가 373㎝에 달한다. 14세 카타르에서 데뷔해 지난해 세르비아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특급 유망주가 KB손보에서 벌써부터 실질적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5일 현재 득점 1위(164점), 공격성공률 2위(57.54%)다.

3일 삼성화재전에서 비하인드 노룩 스파이크 묘기도 선보였다. [사진=KOVO 제공]

지금껏 V리그를 거쳐 간 외인 중 최고를 꼽으라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가빈일 것이다. 2009~2010시즌부터 3년 연속 삼성화재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몰빵 배구’ 원조로 평가받는다.

지난 시즌 수원 한국전력에선 예전만큼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베테랑의 품격을 뽐냈고, 박수를 받고 떠났다. 한국 무대에서 통산 4시즌 뛰며 외국인 통산득점 1위(3750점), 백어택 1위(1415점) 등 독보적 기록을 남겼다.

케이타가 치른 첫 4경기 기록을 보면 경험만 쌓인다면 가빈도 능가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163점을 쓸어담았으니 경기당 40점 이상이다. 첫 4경기 118점(경기당 29.5점)을 낸 가빈 기록을 크게 상회한다.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케이타의 타리그 유출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남은 과제는 국내파 윙 스파이커(레프트)들이 득점력을 높여 케이타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2001년생 혈기왕성한 나이로 체력이 좋다지만 일정이 빠듯한 V리그에서 혹사하다보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아프리카 출신으로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또한 관건으로 꼽힌다.

IBK기업은행 라자레바 역시 1순위 이름값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 공격수에게 의존하는 배구는 미들 블로커(센터)까지 모두 공격에 참여하는 토털배구 트렌드에 뒤처지는 행태란 우려도 따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간절한 KB손보 입장에선 케이타 지명 승부수가 통하고 있어 마음이 부풀 수밖에 없다.

라자레바 역시 IBK기업은행을 2위(2승 1패)에 안착시켰다. 러츠(127점·서울 GS칼텍스), 디우프(117점·대전 KGC인삼공사)보다 1경기 덜 치렀음에도 99점으로 득점 3위다. 공격성공률은 김연경(47.46%)에 이은 2위(43.60%), 백어택 성공률은 1위(52.87%)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난 시즌 1위 수원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역시 190㎝ 키를 활용한 고공 강타가 장점이다. V리그 데뷔전에서 38점을 올렸고, 두 번째 경기에서 27점을 냈다. 이날은 44.29%의 확률로 공격을 성공시키며 34점을 획득했다. 승부처에 세터 조송화에게 ‘공을 내게 달라’고 어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라자레바가 너무 잘했다. 처음에는 마크가 잘됐지만 2세트부터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직전 시즌 1위 현대건설을 무너뜨렸다. [사진=KOVO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 IBK기업은행에 합류한 세터 조송화와 보여주는 호흡이 다른 팀을 긴장케 한다. IBK기업은행은 기존 센터 김수지, 김희진, 레프트 표승주 등 국가대표급 공격수들을 보유한 데다 레프트 육서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적생’ 리베로 신연경도 팀 상승세에 큰 몫을 하며 김우재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라자레바로 정점을 찍는 모양새다.

흥국생명의 4연승을 이끈 ‘월드클래스’ 김연경도 라자레바 기량을 높이 샀다. “우리나라도 블로킹이 높은 팀이 꽤 있다. GS칼텍스 한수지-러츠, IBK기업은행 라자레바-김수지 조합은 유럽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라자레바가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조송화와 호흡도 좋다”고 평가했다.

라자레바는 또 수려한 외모로 남성 팬들의 인기도 끌고 있다. 연관검색어로 '라자레바 인스타'가 뜰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IBK기업은행 성적이 뒷받침된다면 흥행의 한 요소가 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주중 경기가 없는 IBK기업은행은 일주일 휴식 후 오는 7일 흥국생명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라자레바가 김연경에 맞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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