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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손준호 MVP, '톱 수미'로 진화한 도움왕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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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손준호 MVP, '톱 수미'로 진화한 도움왕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06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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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17시즌 도움왕을 차지했던 미드필더 손준호(28·전북 현대)가 수비적인 보직을 맡은 2020시즌 K리그1(프로축구 1부)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그가 올 시즌 얼마나 대단했는지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손준호는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MVP를 수상했다. 데뷔 7년 만에 처음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린 것도 모자라 전북의 4연패를 이끈 최고 수훈선수로 공인 받았다.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에서 환산점수 46점을 얻어 44.83점을 획득한 득점왕(26골) 주니오(울산 현대)를 따돌렸다. 미디어가 행사한 115표 중 46표를 가져가 57표를 받은 주니오에 밀렸지만 12개 구단 감독 중 무려 8명이 손준호의 손을 들어준 게 주효했다. 일선에서 지켜본 지도자 눈에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어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7시즌 도움왕에 올랐던 손준호가 3년 뒤 베스트일레븐에 든 것도 모자라 MVP를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손준호는 먼저 베스트일레븐 미드필더 부문에 호명되자 “항상 받고 싶었는데 프로 7년차 만에 처음 받게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어 대상 격인 MVP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전북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받을 수 있을까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 결과인 것 같다”며 “MVP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고 행복하다. 다음 시즌에는 MVP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반짝’에 그치지 않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올 시즌이 내겐 MVP 같은 시즌이었다”고 감회에 젖었다.

손준호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2골 5도움을 올렸다. 9골 4도움을 기록했던 2015시즌, 4골 14도움을 남겼던 2017시즌 등 공격적인 임무가 주어졌던 때와 달리 올 시즌 포백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시즌 초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는 우려가 따랐지만 이내 본인 말 맞다나 자신을 향한 의문부호를 감탄부호로 바꿔버렸다.

그라운드 경합 성공(75개), 상대 공 차단(171개), 세컨드 볼 획득(291개) 1위, 태클 성공 2위(33개), 인터셉트 5위(51개) 등 중원을 장악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지역 패스 1위(1122개), 장거리 패스 성공 2위(219개) 등 공격 시발점 노릇도 톡톡히 했다. 특히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울산 현대와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미드필드 지역을 휩쓸며 리그 톱 미드필더 역량을 뽐냈다.

손준호는 전북이 꼽은 MVP였고, K리그1 12개 구단 감독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최고 별로 등극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에서 한교원(11골 4도움)이 아닌 손준호를 MVP 후보로 세운 이유다. 그 스스로도 MVP로 선정된 원동력으로 “전북이 우승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미드필드에서 제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손준호는 지난 시즌까지 공격과 수비를 잇는 가교 소임에 충실했다. 수비라인 바로 앞에 위치해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본업 삼은 건 올 시즌이 사실상 처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주로 정우영(알 사드), 주세종(FC서울), 황인범(루빈 카잔) 등 빌드업의 키가 되는 동료를 도와 미드필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적은 없다.  

그는 “특별한 노력보다는 김상식 코치님께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선정, 상황 대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를 빨리 캐치해 피치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게 정말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포지션이 바뀌었지만 선수로서 성장하려면 어떤 포지션을 뛰나 감독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 경기 가진 걸 쏟아내고 나오자는 생각을 많이 한 시즌이었다”고 밝혔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지난달 울산전을 마친 뒤 “손준호가 올해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데, 팀 공헌도가 가장 높은 것 같다”며 “리그에서 손준호 만큼 그 자리에서 활약해주는 선수가 없다. 수비적인 역할이지만 공격 면에서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손준호가 MVP를 차지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본래 공격적인 롤을 맡았던 손준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K리그 MVP를 차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2009, 2011, 2014, 2015년), 이재성(2017년)에 이어 전북이 배출한 3번째 MVP다. 손준호는 “전북에는 정말 훌륭한 선수가 많다. 그중에서도 ‘에이스’ 수식어를 들을 수 있도록 플레이하는 게 맞는 것 같다. 3년 만에 전북을 대표해 MVP를 받으면서 전북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돼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포항에서 도움 1위를 찍은 뒤 스쿼드가 두터운 전북으로 이적하며 주전 경쟁에 대한 우려가 따랐는데, 지난 3년 동안 팀 핵심으로 성장했다. 그 꾸준했던 활약에 대한 보상인 셈이기도 하다.

더불어 김보경(2019년), 이재성(2017년), 김두현(2006년), 신태용(2001년), 고종수(1998년) 등 공격형 미드필더가 MVP를 차지한 적은 많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가 최고 영예를 안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손준호의 위용을 알 수 있다.

국내 무대 최고로 올라선 손준호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8일 울산과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더블에 도전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유럽 원정을 떠나야 한다. 돌아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목표로 조별리그 잔여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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