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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결단+홍건희 쾌투, 두산베어스 정말 무섭다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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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결단+홍건희 쾌투, 두산베어스 정말 무섭다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10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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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민기홍 사진 손힘찬 기자] 두산 베어스의 과감한 교체가 통했다. 이제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올려 시리즈를 조기종료하는 그림을 그린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전날 3-2에 이은 2연승이다.

두산은 1승만 더하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는다. 39시즌 프로야구 역사상 SK 와이번스(2007~2012), 삼성 라이온즈(2010~2015)만 해낸 위대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일보 직전이다. 역대 5판 3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를 확률은 88.2%(15/17)에 이른다.

최원준을 일찍 내린 김태형 감독. 이른 듯해 보이던 판단이 들어맞았다.

 

야구에서 가장 어렵다는 투수교체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아내고 일군 승리다. 두산은 선발 최원준을 2⅔이닝 만에 내려버렸다. 홈런 선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맞자 김민규를 호출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최원준이) 상대하고 기 싸움이 안 되더라. 힘이 없어 보이더라”고 복기했다. 계산이 어긋난다면 불펜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박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전날 크리스 플렉센, 이영하 둘로 9이닝을 막은 덕에 힘을 아낀 계투진은 전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민규(1이닝), 박치국(2이닝), 홍건희(2⅓이닝)는 싱싱한 공을 뿌렸다. 이영하는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수확했다. 3안타 3타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가 된 김재환은 “어린 투수들이 잘 던져줘 대견스럽다”고 공을 돌렸다.

홍건희는 전 소속팀 KIA(기아) 타이거즈에서 가을야구 엔트리엔 들어봤으나 실전 등판은 없었다.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그는 "외부에서 볼 때 두산이 강한 게 보였는데 직접 느껴보니 왜인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KT의 진을 빼놓고 거둔 승리라 두산에겐 갑절의 의미가 있다. 5회부터 3점 차 승부라 KT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때문에 유원상, 이보근, 조현우, 전유수에 이어 주권과 김재윤을 등판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두산에 가장 큰 수확이다. 공략은 못했어도 필승조의 체력을 소진한 점, 이 둘의 공을 이틀 연속 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음날은 휴식일이다. 고생한 허리 자원들이 전부 쉰다. 게다가 3차전 선발은 페넌트레이스에서 20승 2패를 거둔 에이스 알칸타라다. 정규 31경기에서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는 이닝이터다. LG(엘지)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4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는데 목에 담 증세를 느낀 채 던졌다.

7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한 홍건희. 두산의 2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포함하면 두산은 무려 10연승 중이다. 잠실 라이벌 LG에도, 상대전적이 7승 9패 열세였던 KT에도 비등하게 맞서다 결국엔 웃고 마는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만일 12일 같은 장소에서 거행될 3차전마저 잡아 넉넉히 쉰다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기다리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견줘 밀릴 게 하나도 없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후 매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김태형 감독은 “2차전까지 이겨서 유리한 상황”이라며 “총력전 펼쳐서 3차전에 끝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재환은 “앞으로도 인터뷰할 일이 생기게끔 잘 해야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기는 법을 아는 두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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