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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 잡은 OK금융 진상헌, 베테랑 '중앙 파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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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 잡은 OK금융 진상헌, 베테랑 '중앙 파워'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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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안산 OK금융그룹이 남자배구판에 불고 있는 말리발 돌풍을 잠재웠다. 해답은 중앙에 있었다.

OK금융그룹은 10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서 의정부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20 25-18)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이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나란히 5연승을 달린 양 팀의 맞대결은 여러모로 큰 관심을 모았다. OK금융은 창단 첫 라운드 전승에 도전했고, KB손보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외국인선수 노우모리 케이타를 앞세워 11년 만의 개막 6연승에 도전했다. 또 두 팀의 신입생 진상헌과 케이타가 보여줄 세리머니 대결 역시 시선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OK금융이 승리하며 6전 전승(승점 15)을 거둬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KB손보(승점 13)는 2위로 2라운드에 돌입한다.

OK금융그룹이 6전 전승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진상헌(34)의 활약이 특히 도드라졌다. 블로킹 2개 포함 84.61%의 높은 확률로 13점을 올렸다. 위기의 순간 중앙에서 활로를 뚫자 좌우에 자리한 송명근(10점)과 펠리페 알톤 반데로(25점)도 살아났다.

또 팀 서브 1위 KB손보를 상대로 서브에이스 10-1로 앞서며 리시브 라인을 흔든 게 주효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케이타가 최대한 어려운 공을 때리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베로 부용찬을 중심으로 케이타 공격에 몸을 던져 수비했다. 실점하더라도 최대한 리시브를 시도한 덕에 케이타도 좀처럼 흥이 오르지 않았다. 

석 감독은 수비가 좋은 심경섭 대신 서브와 오픈공격에 강점이 있는 조재성을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선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보통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혹은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는 조재성은 이날 리시브효율 23.08%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기대 이상 활약했다. 서브에이스를 4개나 폭발시켰다. 

V리그만 4시즌 째 뛰고 있는 펠리페의 완숙미도 승리에 큰 몫을 담당했다. 케이타가 1세트에만 팀 공격 75%를 책임지며 17점을 몰아쳤고, 성공률도 무려 62.5%에 달했다. 하지만 펠리페는 2세트와 4세트 승부처에 결정력을 뽐냈다. 서브에이스 3개도 곁들였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KB손보 리시브가 급격하게 흔들린 틈을 타 OK금융이 줄곧 앞서갔다. 세터 이민규는 미들 블로커(센터) 진상헌, 박원빈의 속공을 적극 활용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속공으로 상대 블로커를 흔든 덕에 펠리페의 측면 공격 확률은 점점 높아져만 갔다.

베테랑 진상헌(왼쪽)이 13점을 올리며 라운드 전승 행진에 앞장섰다. [사진=KOVO 제공]

KB손보에선 케이타가 양 팀 최다인 46점(공격성공률 55.84%)을 터뜨렸지만 김정호(11점)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OK금융 센터진(진상헌-박원빈)이 19점을 합작한 반면 KB손보 센터진(김홍정-박진우)은 도합 4점에 머물렀다.

KB손보가 2세트 20-16으로 먼저 20점 고지에 올랐고, OK금융그룹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때 진상헌이 “우리가 더 간절하지 않느냐”며 “내가 먼저 뛸 테니까 따라오라”는 말로 후배들을 일깨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상헌은 경기를 마친 뒤 “케이타라는 좋은 공격수가 있어서 다들 당연히 KB손보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게 분해서 벼르고 있었다”며 “(2세트 후반까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끌려가서 강하게 얘기해줘야겠다고 맘먹었다. 내 말을 후배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잘해줘서 이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진상헌과 찰떡 호흡을 자랑한 이민규는 “(진)상헌이 형이 공을 잘 때려줘서 마음이 편하다. 어떤 토스든 잘 처리해주는 공격수라서 세터는 날개를 펼 수 있다”고 고마워했다. 앞서 인천 대한항공에서만 12시즌 뛰다 지난여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OK금융그룹에 합류한 진상헌은 경기력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 측면에서도 큰 힘을 주고 있다. 이날까지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현재 블로킹과 속공 1위에 올라있다.

이민규는 “1라운드 전승을 해서 기쁘고 마음 같아서는 항상 이기고 싶다”며 “하지만 그보다는 준비했던 배구를 코트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팀이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고, 안 됐을 때 뭐가 필요한지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OK금융은 지난 2시즌 연속 1라운드를 5승 1패 선두로 마쳤지만 시즌 말미엔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진상헌, 펠리페를 품고 경험을 더한 OK금융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번 시즌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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