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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용호=두산 허경민 킬러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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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용호=두산 허경민 킬러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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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조용호(31‧KT 위즈)는 허경민(30‧두산 베어스) 킬러?

투수가 타자를, 혹은 타자가 투수를 혼쭐내는 것도 아니고 야수가 야수를 잡는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다. 10일까지 2차전을 마친 2020 신한은행 쏠(SOL)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조용호가 이틀 연속 허경민을 좌절시켜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1차전 7회초 1사였다. 허경민은 쾌투하던 소형준의 가운데 낮은 공을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쳤다. 좌익수 조용호는 기가 막힌 펜스플레이를 한 뒤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조용호의 송구를 받아 허경민(오른쪽)을 태그하는 장성우. [사진=연합뉴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허경민의 발이라면 거의 산다고 봤다”며 “펜스플레이도 잘 했고 송구가 태그하기에도 좋게 딱 갔다”고 감탄했다. 0-0 살얼음판 승부에서 득점권 주자를 지우자 소형준은 글러브를 들어 조용호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다음날 2차전. 조용호는 이번엔 홈에서 허경민과 승부했다. 0-1로 뒤진 2회초 1사 2,3루. 오재원이 친 플라이를 잡은 뒤 원바운드 송구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기자 포수 장성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펄쩍 뛰며 조용호를 가리켰다.

투수 출신인 봉중근 KBS 해설위원은 “(이런 상황이면)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하고, (야수에게) 무얼 갖고 싶냐고 물어볼 거다. 다 사줄 수 있다”면서 “어제에 이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조용호의 어시스트는 팽팽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결과적으로 KT가 연패당해 코너에 몰렸지만 만약 조용호의 강견이 없었다면 흐름이 두산 쪽으로 일찌감치 기울었을지 모른다.

조용호. [사진=연합뉴스]

 

주자가 허경민이라는 점도 조용호를 더욱 빛나게 한다. 허경민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준족이다.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도루가 2018년 20개이며, 때에 따라 1번 타자로 나설 정도로 결코 느리지 않다.

가을야구는 다득점이 어렵다. 역량이 가장 뛰어난 투수들만 마운드에 올라 전력투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한 점의 가치가 정규시즌의 그것보다 훨씬 높다는 뜻. 단기전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비의 중요성을 조용호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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