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연봉 '60% 삭감' 이용규, 키움히어로즈 기대는? [프로야구 이적시장]
상태바
연봉 '60% 삭감' 이용규, 키움히어로즈 기대는? [프로야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11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벗은 이용규(35)의 선택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이용규는 연봉의 절반 이상을 덜어냈다. 절치부심한 그는 키움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키움 히어로즈는 10일 “한화 이글스 출신 외야수 이용규를 영입했다”며 “계약조건은 연봉 1억 원, 옵션 최대 5000만 원 등 총액 1억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화에서 연봉 4억 원을 수령했던 그는 62.5% 삭감된 금액만을 받는다. 이에 흔쾌히 승낙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이용규가 10일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었다. [사진=연합뉴스]

 

2004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데뷔한 뒤 이듬해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뒤 이용규. 이후 KIA의 핵심 타자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로 성장했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발을 바탕으로 맹활약했고 특히 현란한 배트컨트롤을 앞세워 투구수를 늘리는 ‘용규놀이’로 상대 투수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2014년 FA 자격을 취득해 4년 총액 67억 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기대치에 부응하며 2018년 이후 2+1년 최대 26억 원에 잔류했다.

통산 1692경기에 나선 이용규는 타율 0.310, 1850안타, 363도루, 483타점, 1038득점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이번 시즌에도 120경기에서 타율 0.286, 도루 17개, 32타점, 60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팀 내 2위였다.

그러나 한화의 세대교체 바람을 피해가진 못했다. 한화는 이용규를 포함해 베테랑 위주 가지치기에 돌입했고 무려 11명을 방출했다. 이용규에 대한 1년 옵션 연장 선택권도 포기했다.

이용규는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든 선수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한화 방출 소식 이후 가장 먼저 키움에서 접근했다. 김치현 단장은 박병호에게 부탁해 친근감 있게 이용규와 접촉했다.

이용규는 “김치현 단장님이 직접 연락해 주셔서 감사했다. 팀에서 바라는 것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히어로즈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용규에겐 공격력 강화와 함께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역할까지 맡겨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치현 단장은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을 가진 선수와 함께 해서 매우 기쁘다”며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있는 베테랑 선수의 합류로 뎁스와 선수단 분위기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움이 원하는 건 명확하다. 선수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것. 이정후가 굳건히 외야 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나머지 두 자리는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도약한 박준태가 높은 출루율(0.389)을 기록했지만 타율(0.245)이 아쉽고 허정협(타율 0.268)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부상에 시달리던 임병욱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지원한 상황이다.

이용규는 키움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출루율(0.381)을 자랑하고 있고 타율도 이정후(0.333), 이지영(0.309), 김하성(0.306) 다음으로 높았다. 내년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뽑는다고 하더라도 보장연봉 1억 원의 베테랑 외야수는 활용도가 충분하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타격 강화가 필요하고 이택근이 은퇴해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한 키움이다.

다만 절치부심,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용규는 지난해 FA 계약을 체결한 뒤 시즌 준비기간 중 팀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스스로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을지 몰라도 야구계의 반응은 싸늘했고 이용규는 결국 ‘괘씸죄’로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고 한 시즌을 통으로 날려보내야 했다.

키움은 젊은 선수층을 자랑하는 팀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역할까지 해줘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이용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