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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엄살'-SK슈가 '넉살', 챔피언의 자세 [SK핸드볼코리아리그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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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엄살'-SK슈가 '넉살', 챔피언의 자세 [SK핸드볼코리아리그 개막]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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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핸드볼리그가 돌아온다. 남녀부 모두 평준화됐다는 분석이 따르는 올 시즌 격전에 앞서 남자부 두산과 여자부 SK슈가글라이더즈, 디펜딩챔프 두 팀이 새 시즌에 나서는 각오가 흥미롭다.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는 오는 27일 상무 피닉스와 SK호크스의 남자부 첫 경기를 시작으로 3개월 열전에 돌입한다. 2011년 출범해 10번째 시즌을 맞는 핸드볼리그는 2018~2019시즌부터 개막 시기를 옮겨 동계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엔 전국 4개 지역(청주/삼척/부산/인천)을 매주 순회하며 진행된다. 남자 4라운드, 여자 3라운드로 우승팀을 가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국제대회 휴식기가 없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2개월가량 일정이 준 게 변수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0~2021시즌 SK핸드볼코리아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14개 사령탑과 대표선수들이 자리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5연패를 달성한 두산은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노령화를 이유로 ‘엄살’을 피웠다. 반면 여자부 SK슈가글라이더즈는 주축 베테랑 멤버들과 계약이 만료돼 선수층이 엷어졌음에도 “우승 희망은 놓고 있지 않다”는 ‘넉살’ 섞인 발언으로 2연패 의지를 다졌다.

리그 5연패를 달성한 윤경신(왼쪽) 두산 감독과 간판 공격수 정의경은 전력이 약해졌다며 엄살을 피웠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윤경신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승률은 7~8할 정도 본다. 짧은 기간 20경기를 뛰어야 한다. 노장이 많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맞춘 경력이 있는 만큼 노련미로 임하겠다. 리그에서 힘든 점이 없지 않겠지만 챔피언결정전에 가선 꼭 왕좌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포함 22전 전승을 달린 뒤 지난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윤 감독이지만 “올 시즌 전승 우승은 힘들다”며 발을 뺐다.

두산 간판 공격수 정의경도 “매년 최고 성적을 이뤘는데, 이를 유지하고자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일정이 빡빡하다. 굳이 약점을 이야기하자면 우리 막내 라인이 29~30세일 만큼 나이가 있는 팀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면서도 “그 단점이 또 강점이기도 하다. 경험을 갖춘 데다 기량이 무르익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서른일곱 노장인데 핸드볼이 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보성일(왼쪽) SK호크스 감독은 우승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이에 맞서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SK호크스와 3위 인천도시공사가 두산의 아성에 도전한다.

황보성일 SK호크스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분위기도 좋다. 부상 선수가 1~2명 정도 있어 걱정이 되지만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두산뿐 아니라 모든 팀 구성이 좋아지고 있다. 한 팀이 독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차분하면서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각오를 전했다.

인천도시공사의 플레잉코치 유동근은 정의경에게 “매번 운동을 안 했다고 말하는데, 진짜인지 궁금하다”고 하자 정의경은 “올해로 실업 14년차다. 내 핸드볼 인생 중 올해 가장 많이 놀았다. 정말 아무 것도 준비 못했다. 리그 소화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자신감만 있다”고 엄살을 피웠다.

SK호크스는 일본 리그에서 돌아온 ‘영원한 국가대표’ 윤시열을 영입한데 이어 국내 무대에 적응한 부크와 판은제 두 외국인선수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천도시공사도 지난 시즌 말 이창우와 정진호, 정대검과 계약한 이후 한층 좋아진 조직력으로 두산을 위협할 전망이다.

박성립(왼쪽) SK슈가글라이더즈 감독은 "우승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여자부에서 타이틀을 방어해야 하는 SK슈가글라이더즈는 김온아, 용세라, 조아람 등 베테랑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팀을 떠났다. 구단 첫 외인 일본 소니 출신 야마노 유미코를 영입하는 등 재정비가 한창이지만 선수층이 많이 엷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맞서 부산시설공단이 프랑스리그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돌아온 국가대표팀 간판 류은희를 다시 품었고, 브라질 출신 외인 라이트백 마리아와 키 194㎝ 장신 피봇 실비아를 데려오는 등 전력을 강화했다.

이날 여자부 8개 구단 사령탑 중 7개 팀 감독이 부산을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강재원 부산 감독도 스스로 “당연히 통합우승이 목표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쫓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놓친 우승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재원(왼쪽) 부산시설공단 감독은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박성립 SK 감독은 “고참 3명이 나가 어렵다. 12월까지 힘든 경기가 많은데, 필드플레이어 9명으로 버텨야 한다. 1월부터 FA 자원들이 가세하면 좋은 경기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우승은 힘들겠지만 끈은 놓지 않겠다. 지난해 김선화랑 미디어데이에 나온 뒤 우승했기 때문에 또 김선화랑 왔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며, 단기전에 승부를 보겠다”며 맞섰다.

이번 시즌 여자부는 지난 시즌 4, 5위에 머문 서울시청과 경남개발공사 등 중위권 팀들이 로스터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돌풍을 예고한다. 역대급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SK가 순위표 정상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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