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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알테어 '마스크 거부' 억측 그만, 다만 아쉬운 건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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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알테어 '마스크 거부' 억측 그만, 다만 아쉬운 건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18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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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애런 알테어(29·NC 다이노스)가 사라졌다. 화끈한 스리런 홈런으로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를 무너뜨리며 NC에 한국시리즈 첫 승을 안긴 그를 경기 후 찾아볼 수 없었다.

17일 2020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이 NC의 승리로 마무리 된 고척스카이돔. 사라진 경기 MVP 알테어의 행방에 대해 취재진은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난처한 얼굴로 나선 KBO와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할 수 없다고 밝혔고,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인터뷰와 시상식을 생략했다고 전했다.

NC 다이노스 애런 알테어가 17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 알테어의 MVP 수상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취재진은 그를 MVP로 선정했고 이젠 시상식에 오르는 일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정작 상을 받을 사람이 사라진 황당한 상황.

KBO 공식 행사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고 관계자는 안절부절못했다. KBO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하면 호흡이 어렵다고 한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부 방역 지침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공식 행사에 나설 수 없어 시상식과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마스크 착용을 권해봤으나 알테어는 완강했다. 

경기 MVP는 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찍고 중계방송사 인터뷰,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게 관례다. 특히나 포스트시즌에선 양 팀 감독 외에도 경기 MVP, 결승타 주인공까지 인터뷰에 나서야 할 대상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알테어의 인터뷰 거부, 정확히는 ‘마스크 착용 거부’로 인해 인터뷰장엔 나성범 홀로 자리했다.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시즌 중반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잘 했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부터 본인이 마스크 쓰고 말 하는 게 힘들다고 했다”며 “양해를 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동 중에는 마스크를 잘 착용한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운동 선수들에겐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게 마스크다. 이동이나 사람이 몰리는 상황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경기 중엔 마스크를 쓸 일이 없다.

더구나 경기 후 숨이 찬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유독 마스크를 쓰고 말하는 것을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알테어가 다른 선수들보다 유독 불편함을 크게 느낄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불안장애 환자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MVP로 선정된 알테어(오른쪽)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터뷰하면 호흡하기가 어렵다"며 시상식과 수훈선수 인터뷰에 모두 불참했다.

 

문제는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스크를 쓰고 호흡을 하는 게 어렵다”는 말이 반복됐을 뿐, 보다 상세한 설명은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가 보급화된 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알테어 또한 이전엔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문제없이 해왔다.

한국시리즈는 경기에 나서는 양 팀 외에도 모든 야구 팬들이 주목하는 경기다. 수많은 수싸움이 오가는 경기 후 감독은 물론이고 맹활약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에 정규시즌 중 감독과 수훈선수의 짧은 코멘트를 대신해 공식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팬들이 들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는 반토막이 됐다. 알테어가 불참했기 때문. 시즌 말미부터 호흡에 불편함이 있어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가 대신 참여했더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구단의 불찰일 수도 있지만 KBO는 물론이고 구단 측에서도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 것 등으로 인해 알테어의 돌발행동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억측을 하는 야구 팬들도 나오고 있다.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던 알테어가 그의 소신을 따른 행동이라는 이야기부터 ‘한국야구를 무시하는 행동’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모두 뜬소문일 가능성이 크지만 어찌보면 이러한 억측을 가능케한 것도 알테어가 자처한 일이다. 야구 팬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충분한 설명만 있었더라도 이러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팀 역사상 한국시리즈 첫 승을 거둔 뒤 기쁨을 만끽해도 모자랐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씁쓸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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