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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타르, 두꺼워진 스쿼드... 얄팍한 전술?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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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타르, 두꺼워진 스쿼드... 얄팍한 전술?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1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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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설욕에 성공했다. 나름대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챙긴 한 판이었다. 하지만 물음표를 완전히 지워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마리아 엔처스도르프 BSFZ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랭킹 57위 카타르와 친선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3년 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당한 2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더불어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통산 500승 달성은 물론 소속팀에서 골 침묵 중인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황희찬(RB 라이프치히) 모두 득점포를 가동한 점 역시 고무적이다.

하지만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전 수비진이 붕괴된 상황에서도 후방에서 시작하는 빌드업 축구에 매몰됐던 점은 아쉽다. 카타르전 후반 해법을 찾았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이나 본선 같은 중요한 대회에서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벤투 감독이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남는다.

벤투 감독이 약속한 대로 공격적인 축구로 카타르전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의문부호를 완전히 지워내진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킥오프 16초 만에 황의조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탈취한 공을 내주자 황희찬이 밀어넣었다. 역대 A매치 최단시간 득점 기록.

하지만 선제골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왼쪽부터 윤종규(FC서울)-권경원(상주 상무)-원두재-김태환(이상 울산 현대)으로 구성된 포백은 전반 10분 침투패스 한방에 뚫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의 횡패스가 끊긴 뒤 오프사이드 라인이 무너졌다. 아시안컵 득점왕 알모에즈 알리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수세에 몰렸다. 멕시코전과 마찬가지로 급조돼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 수비라인은 점차 뒤로 밀렸고, 벤투 축구 근간인 빌드업이 흔들렸다. 어이없는 걷어내기 미스로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구성윤(대구FC)의 선방에 힘입어 카타르가 기회를 놓친 덕에 추가골을 내주진 않았다.

카타르의 전방압박과 공격 완성도는 피파랭킹 11위 강호 멕시코와 비교하면 허술했다. 벤투호는 금새 활로를 찾았다. 좌우풀백 윤종규, 김태환이 높이 전진해 측면에서 수적 우위 상황을 연출했다.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 사드) 등 공격적인 임무를 맡은 미드필더들이 수시로 내려와 정우영과 자리를 바꿔가며 빈 공간을 메우고, 패스 줄기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이재성,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거친 패스를 이어받아 황의조가 역전골을 만들었다.

소속팀에서 침묵 중인 황희찬(왼쪽 첫 번째)과 황의조(오른쪽 두 번째)가 모두 득점포를 가동한 건 고무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멕시코전 그리고 이날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수비진이 여유를 찾았다. 원두재와 권경원은 소속팀에서 그러하듯 간헐적인 롱패스로 카타르 수비라인이 높이 올라서는 것을 막았다. 여유가 생기자 벤투호가 강조하는 빌드업을 통한 공격전개도 숨통이 트였다.

벤투 감독은 후반전 구성윤 대신 이창근(상주), 이재성 대신 손준호(전북), 김태환 대신 이주용(전북), 남태희 대신 이강인(발렌시아), 황희찬 대신 엄원상(광주FC) 등 동 포지션에서 선수를 교체해가며 체력을 안배, 승리를 지켜냈다. 큰 틀은 유지한 채 소폭의 변화로 선수들을 점검한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장 손흥민은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의 비아냥에도 아랑곳 않고 에이스는 사흘 간격으로 총 180분을 뛰었다. 후반 중반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대표팀에서 늘 최상의 전력을 가용하겠다는 기조를 밝혀 온 벤투 감독다운 선수운용이었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원두재, 윤종규, 이창근, 엄원상이 A매치에 데뷔했다. 당초 계획했던 26인 명단 중 이날 가용할 수 있었던 건 19명에 불과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벤투 감독이 원하는 방식의 축구로 승리를 따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윤종규는 전반전 왼쪽, 후반전 오른쪽에서 뛰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허나 골키퍼부터 포백까지 주전 수비 5명이 모두 제외된 상황에서 전문 센터백 정승현(울산)과 정태욱(대구)에게 뛸 기회를 주지 않은 점은 아쉽다. 패스가 좋은 권경원-원두재 조합 장점을 적극 활용해 기존의 빌드업 기조를 이어가려고 했다고 풀이되나 2경기 내내 장지현 SBS 축구 해설위원 말 맞다나 “빌드업을 위한 빌드업” 모양새였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급조된 상황 빠듯한 일정 속 원정 2연전이었기 때문에 조직력이 결여된 건 차치하더라도 멕시코전 상대의 높은 수비 라인을 다이렉트 플레이로 공략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보다 기술적으로 앞선다고 할 수 없는 카타르를 상대로도 전반 주도권을 내주고 패스미스를 쏟아냈다는 점 역시 불안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해외파를 신뢰하는 편인 벤투 감독이지만 지난달 스페셜매치와 이번 2연전을 통해 국내파 기량에도 어느 정도 믿음을 갖기 시작한 듯 보인다. 특히 내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김학범호’ 23세 이하(U-23) 대표팀 자원들이 눈도장을 받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체적인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최종예선과 본선 등 승부처에선 사령탑의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벤투 감독이 지난해 아시안컵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좀 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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