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36 (금)
서울이랜드FC, 정정용 감독과 얻은 자신감 [SQ초점]
상태바
서울이랜드FC, 정정용 감독과 얻은 자신감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23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정정용(51) 감독이나 서울 이랜드FC나 자신감을 충전하기 충분한 한 해였다. 비록 승격이라는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진 못했지만 내일에 대한 기대감은 낳았다.

이랜드는 지난 21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2(프로축구 2부) 27라운드 홈경기 최종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1-1로 비겼다. 앞서 3위 대전 하나시티즌에 승점 1 뒤진 4위였던 이랜드가 5위 전남과 비긴 반면 6위 경남FC가 대전을 제압하고 3위로 점프하면서 이랜드는 5위로 밀렸다.

결과적으로 3위 경남, 4위 대전과 승점이 같지만 득점에서 밀려 5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염원하던 준플레이오프(PO)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정정용 이랜드 감독은 “(3, 4위와) 승점이 같죠?”라고 되물으며 “지금 알았다”고 아쉬워하면서도 다음 시즌에 대한 분명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정용(가운데) 감독 부임 첫 해 이랜드는 성적을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정용 감독은 “올 시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의 중심을 잡고 최대의 노력을 다했다. 선수들도, 구단도 하나 된 계기 삼겠다.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한다. PO에 갔다면 선수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켜 내년에는 꼭 원하는 승격에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준비하면 할 수 있겠다’는 경험을 한 것 같다. 2년 연속 꼴찌였던 만큼 (올해) 서로 신뢰를 가지고 해왔던 점 잊지 않고, 기능적인 부분을 발전시키면 내년 K리그2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도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5년 창단 이래 첫 두 시즌 승격을 노크했지만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던 이랜드는 지난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기도 했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 감독과 함께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낳는다.

이랜드는 비시즌 정 감독과 함께 육성을 기조로 팀 리빌딩에 돌입했다. 시즌 초 승리 없이 3무 1패를 거뒀지만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5승에 그쳤는데, 올 시즌 첫 14경기만에 6승을 거두며 반환점을 돌았다. 결국 27경기에서 11승 6무 10패를 남겼다. K리그 산정방식으로 따지면 승률 50%가 넘는다. 지난해 27%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괄목상대가 아닐 수 없다.

이상민 등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더 나은 내일을 그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정용 감독은 “빌드업을 통해 파이널 서드(경기장 삼등분 했을 때 상대 진영)에서 만들어가는 패턴 플레이 등 전술은 만들어가겠지만, 결국 골을 넣을 수 있는 집중력과 능력치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선수들이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노력해줘야 한다. 그게 숙제다. 발전시켜 내년에는 승점을 더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휘했고, 국제대회에서도 큰 성과를 낸 정 감독 입장에서도 프로는 쉽지 않은 무대였다. 그는 스스로 데뷔 첫 해 점수로 매겨달라는 요청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50점 주겠다. 팀 분위기 상 치고 올라가게 만드는 게 유능한 지도자일 텐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 배우고 경험했다고 생각하겠다. 내년엔 이 경험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성적은 여전히 바닥이었지만 프런트의 노력 덕에 잠실과 천안을 오가는 중에도 평균관중 3000명을 돌파, 직전 시즌 대비 관중을 351%나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팬들과 함께하기 어려웠지만 3차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수상하는 등 ‘팬친화 구단’이라는 팀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랜드는 비시즌 독일 연령별 대표 출신 수쿠타-파수와 계약하고 임대 신분이던 레안드로를 완전영입하는 등 정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상민, 김태현, 고재현 등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을 품었고, 장윤호, 이시영 등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들이 이랜드에서 기회를 얻고 잠재력을 발휘했다.

정정용 감독은 내년 시즌 더 나은 축구를 예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정용 감독은 3년 계약 중 1년을 마쳤다. 올 시즌 이랜드에서 보여준 지도력에 힘입어 K리그2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 감독은 “영입설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듣긴 했다. (구단과) 약속한 부분이 있다. 올해 1부로 갔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더 만들어야 될 시기이고, 내년이 또 기대가 된다. 선수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랜드로 오기를 원하는 선수들도 있다. 내년에 또 멋지게 만들겠다. 떠나더라도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는 말로 내년 시즌 이랜드가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힘줬다.

끝으로 그는 “한 단계 올라선다는 게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올해 많은 걸 경험했다. 내겐 실험이자 도전의 무대였다. 올해 부족한 부분들은 내년에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분명히 약속드리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랜드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모두 하나되어 더 높은 곳을 향해'라고 적힌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더 나은 내일을 다짐했다. 감독과 선수단, 프런트까지 모두 큰 자신감을 얻은 이랜드가 내년 시즌을 고대하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