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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인 감독 수베로, 한화이글스는 변할 수 있을까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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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인 감독 수베로, 한화이글스는 변할 수 있을까 [SQ전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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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코끼리’ 김응용도, ‘야신’ 김성근도, 프랜차이즈 스타 한용덕도 실패했다. 한화 이글스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48)는 팀 숙원 사업인 리빌딩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27일 “제 12대 한화 이글스 감독에 카를로스 수베로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 계약 규모는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수베로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다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며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데 능력을 보였다. 한화가 그를 택한 핵심적인 이유다.

2013년 프리미어12 당시 베네수엘라 감독을 맡았던 카를로스 수베로. [사진=EPA/연합뉴스]

 

한화는 20세기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었다. 1999년엔 한국시리즈 정상에도 올랐다. 그러나 이게 마지막이었다. 국보급 투수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데리고도 7시즌 동안 단 두 차례만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게 한화다.

8-6-8-9-9-6-7-8-3-9-10. 2010년 이후 한화의 순위다. 2018년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그 효과가 이어지진 못했다. 지난해 곧바로 9위로 내려앉더니 올해는 10개 구단 체제 첫 10위 오명을 썼다.

잦은 실책을 저지르는 등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김응용, 김성근 감독을 데려오기도 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팀 사정에 밝은 한용덕 감독이 11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인도했으나 일시적일 뿐이었다.

결국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택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즌 대부분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고 이는 구단 운영에도 크나 큰 타격을 입혔다. 많은 구단들이 선수단 정리에 나섰고 한화는 이용규(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송광민, 윤규진, 안영명, 최진행 등 11명을 방출하며 가장 확실하게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화는 올 시즌 10구단 체제 처음으로 10위 불명예를 떠안았다. 시즌 후 노장들 다수를 내보내며 리빌딩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감독 또한 후보군에 있었으나 결국 외국인 감독이었다. 일각에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한화 또한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여 보기로 했다.

한화에 가장 필요한 건 체질개선이다. 올 시즌까지만 해도 평균 연령대가 너무 높았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좋은 자원을 뽑지 못한 탓일 수도 있지만 이들을 육성하고 1군에 정착시키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수베로 감독은 이 같은 한화의 방향성에 알맞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빅리그에서 활약하지 못한 채 않았던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일찌감치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실패 경험을 자양분 삼아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유망주들을 길러냈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치를 맡아 큰 무대 경험도 쌓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의 리빌딩 성공 과정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도 한화로선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였다.

2019 세계소프트볼야구연맹(WSB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베네수엘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 외국인 사령탑. 외국인 감독 실패 사례는 없었다. 로이스터는 롯데의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만들어놨고 힐만은 SK에 우승 반지를 선사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수베로 감독이 이끌 한화에도 시선이 쏠린다.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 경력도 있는 수베로(오른쪽) 감독은 한화에 절실한 유망주 발굴과 성장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AP/연합뉴스]

 

한화는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립된 수베로 감독의 팀 운영 철학이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구축하고자 하는 구단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데이터를 중시하는 수베로 감독의 팀 운영 스타일 역시 현장 데이터 활용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구단의 변화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우승팀 NC는 데이터 야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부족한 선수층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선 한화에도 이 같은 변화들이 필수적이다. 

수베로 감독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팀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함께 팀을 꾸려갈 코치진 구성도 중요하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 협의를 통해 내년도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계획이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에서 신변 정리를 마치고 내년 1월 중순 쯤 입국할 예정. 일정이 확정되면 구단과 논의해 취임식 등 공식 행사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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