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1-22 22:37 (금)
진화하는 오리온 농구, 꼭 유행 따라가야 하나요 [프로농구]
상태바
진화하는 오리온 농구, 꼭 유행 따라가야 하나요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04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몇 년 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스테판 커리를 위시한 ‘양궁농구’로 미국프로농구(NBA)를 정복했다. 한동안 골든스테이트 천하가 펼쳐졌고 빅맨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고감도 슛터들을 앞세운 ‘양궁농구’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기에 강을준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 스타일은 최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가드진의 스피드와 화려한 플레이로 풀어내는 것이 아닌 빅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농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온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 농구 흐름과 결을 달리하는 이러한 오리온식 농구를 어떻게 봐야 할까.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은 이종현 합류 후 이승현, 제프 위디 등을 동시에 내세우는 트리플 포스트 전략으로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사진=KBL 제공]

 

오리온은 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72-67로 이겼다. 팀은 4위까지 도약했다.

현대모비스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종현의 가세 이후 오리온은 커다란 변화를 기했는데, 이게 제대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날도 오리온은 제프 위디(211㎝), 이승현(197㎝), 이종현(203㎝)으로 구성된 트리플 포스트를 가동했다. 이종현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이종현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기량이 하락해 있었는데, 오리온 합류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첫 경기에선 25분 동안 15점을 몰아치며 기대감을 키웠다.

리바운드 대결에선 큰 우위를 보이지 못했으나 오리온의 높이는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오리온의 높이에 맞서 지역방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위디가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이승현과 이종현이 함께 트라이앵글 포지션을 구축해 공격을 시도하는 전술이었다. 이종현(1/5)과 이승현(6/15) 모두 성공률이 높지 않았던 게 문제였지만 기회는 충분히 많이 있었다. 더욱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할 필요도 있었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이종현(왼쪽)과 이승현은 강을준호 높이 농구에 핵심전력 자원이다. [사진=KBL 제공]

 

강을준 감독은 “기회가 날 때 던져줘야 안 쪽의 나머지 2명에게도 더 좋은 기회가 온다”며 “처음에 찬스가 났을 때부터 들어가면 잘 풀어갈 수 있다. 못 던지다보니 꼬이기 시작했다.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장단점이 분명하다. 빅맨 3명을 동시 기용하기 때문에 기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대성은 “냉정하게 트리플 포스트가 현대 농구랑은 반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 건 성적이다. 오리온은 이종현 합류 후 3연승을 달렸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오리온 트리플 타워가 분명히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대성의 다음 말에 답이 있었다. “NBA 같은 경우엔 상대가 빅맨 위주로 나설 때 기동성이 떨어지니 이러한 약점을 적극적으로 파고 든다”면서 “아직은 KBL 가드들이 이러한 점을 공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허훈 등과 같이 특출 난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부족한 점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위디(오른쪽)는 현대모비스전 높이로 상대를 압도했다. [사진=KBL 제공]

 

강을준 감독도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상대팀에 따라 다르다. 그에 맞춰 운영하려고 한다. 사실 스피드 빠른 농구를 좋아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하긴 하다”면서도 “다만 어떤 흐름이라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다. 3명이 안에 있으면 외곽 찬스가 쉽게 난다. 리바운드를 잡을 확률도 높아진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웬만하면 활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과거 ‘동부산성’이 있었다. 김주성과 윤호영, 데이비드 사이먼, 로드 벤슨 등의 압도적 높이를 바탕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흐름이 변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장신 삼총사가 버티는 팀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아직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이종현 합류 후 제대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고 2주간 휴식기 동안 이제 조금 호흡을 가다듬었을 뿐이다. 강 감독은 “완벽히 갖춰진 채 훈려한 건 10일이다. 개막전이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했다”며 “수비가 타이트하니 이종현도 그렇고 체력이 떨어졌다. 자리 잡고 들어가야 하는데 서 있는 경우도 나왔다”고 말했다.

완벽해 질 때까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3라운드 중반까지는 방법을 찾아가며 다양한 걸 시도할 생각”이라며 “3라운드 후반부터는 우리 페이스대로 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도전하지 않고선 이뤄낼 수 없다. 계속 변화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리(승리)할 때 영웅이 나타나”라는 명언을 남긴 ‘성리학자’ 강을준 감독. 골밑의 2m 장신 삼총사가 승리를 이끄는 영웅이 돼야 할 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