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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흥국생명 어떻게 '또' 잡았나 [SQ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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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흥국생명 어떻게 '또' 잡았나 [SQ분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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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서울 GS칼텍스가 2전3기 끝에 '또' 해냈다. 인천 흥국생명과 올 시즌 상대전적(한국배구연맹(KOVO)컵 포함)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지난 시즌부터 무려 14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을 다시 무너뜨렸다.

GS칼텍스는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1라운드 윙 스파이커(레프트) 강소휘, 미들 블로커(센터) 한수지 등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 속에 고전(2승 3패)했던 GS칼텍스는 2라운드(4승 1패) 살아나더니 3라운드 첫 경기부터 대어를 낚았다.

'1강' 흥국생명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운 경기력은 물론 특유의 팀 컬러를 보여줬다. 외인 못잖은 기량을 뽐낸 김연경(36점)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끌려가며 1,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부터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결국 리버스스윕에 성공했다.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의 15연승을 저지했다. [사진=KOVO 제공]

◆ 루시아 부상, GS칼텍스 전략수정

3세트 센터를 권민지에서 김유리로, 세터를 안혜진에서 이원정으로 교체한 뒤 러츠와 이소영이 부활했다. 둘은 3세트 14점을 합작했고, 5세트에는 강소휘가 6점을 뽑아냈다.

4세트 9-9부터 17-17까지 한 점 차 이상 벌어지지 않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21-22에서 강소휘 대신 투입된 유서연이 서브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며 흐름을 바꿨다. 23-23에서 이원정과 한수지가 연속 블로킹에 성공하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고, 역전승을 완성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초반 예기치 않은 루시아 부상이 나왔고, 오히려 우리 팀이 더 동요했다. 양 팀 모두 (루시아) 부상 이후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3세트부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원정이가 잘 버텨줬다. 큰 산 하나 넘었다”고 기뻐했다.

3세트 들어가기 앞서 GS칼텍스 선수들을 일깨운 한마디가 있었다. 차 감독은 “경기 중 크게 혼내고 싶지 않았는데, 한 소리 했다. 우리만의 컬러가 있는데, 서로를 믿지 못하는 느낌이 나서 ‘과감하게 해보자’고 했다. 상대 레프트 쪽에서 공격성공률을 떨어뜨리면서 승기를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한수지와 함께 권민지를 센터 스타팅라인업에 올린 건 서브에서 승부를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루시아가 부상으로 빠지고, 리시브가 좋은 김미연이 들어오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3세트부터 이원정(오른쪽)이 안혜진 대신 주전으로 들어왔다.

◆ 이원정-김유리, 게임체인저 노릇 '톡톡'

1, 2세트 이소영과 강소휘의 공격 리듬이 좋지 않았다. 2세트까지 이소영은 4점, 강소휘는 3점에 그쳤다. 차상현 감독은 “(김)유리는 속공을 받지 않더라도 빠르게 뛰어주기 때문에 상대 블로커 리듬을 깰 수 있는 카드”라며 김유리 투입 후 날개 공격진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날개 공격진과 더불어 안혜진도 분배에 애를 먹으며 난조를 보였고, 이원정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차 감독은 “잘했어요”라는 묵직한 한 마디 칭찬을 남긴 뒤 “꾸준히 또 무던하게 연습하고 있다. 최근 2, 3경기 아예 출전시간이 없었는데 오늘 스스로를 믿고 잘해냈다”며 고마워했다.

이소영은 “흥국생명이 우리를 잘 분석했다. 아무리 힘으로 뚫어도 코트에 (수비가) 다 가있었다. 3세트부터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다보니 뚫린 것 같다”고 했고, 강소휘는 “사실 요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데, 시합만 들어오면 위축되는 게 있다. 감독님이 2세트 끝나고 ‘너 바꿔줄까?’라고 했는데, '부딪쳐야겠다'는 독기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날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 러츠가 31점을 올렸고, 이소영과 강소휘는 나란히 14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연경이 루시아 부상 공백 속에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사진=KOVO 제공]

◆ 이소영-강소휘, '소소자매'가 얻은 자신감

결과적으로 흥국생명과 신흥 라이벌십을 이루며 최근 여자배구 인기를 쌍끌이하고 있는 GS칼텍스가 많은 배구 팬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1, 2라운드 계속해서 듀스 접전을 벌였지만 한 끗이 부족했는데 이날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소영은 “많은 분들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다음에 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소휘 역시 “예전에 GS는 봄 배구도 못가고 나이도 어려 무시 받았는데, 이제는 무시 받지 않는 팀이 됐다. 우리끼리 잘 뭉치면 또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첫 패배에 오히려 후련한 듯 보였다. “괜찮다”고 웃어보인 뒤 “컵 대회처럼 단판이 아니고, 시즌은 계속된다. 오늘 처음 졌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다 이기는 게 아니고, 얼마나 많이 이겨 1등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루시아가 시작하자마자 나간 게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텼다. 셧아웃으로 끝냈어야 했는데 이틀밖에 안 쉬기도 했고, 라이트가 없어 코트 좌우를 모두 활용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들었다. 지난 2일 대전 KGC인삼공사전 이후 사흘 만에 경기한 흥국생명은 루시아까지 빠지자 4세트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박 감독은 “언젠가 질 것이었지만 오늘이 아니었으면 했다. 또 열심히 준비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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