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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 지키고 최주환 SK행, 수비에 답이 있다 [2021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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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 지키고 최주환 SK행, 수비에 답이 있다 [2021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1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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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최대 7년 85억 원. 두산 베어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과감한 베팅을 통해 주전 3루수 허경민(30)을 지켜냈다. 반면 2루수 최주환(32)은 SK 와이번스로 떠났다. 두산이 수비를 얼마나 중시하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은 10일 허경민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25억 원, 연봉 40억 원 등 총액 65억 원에 합의했다. 추가로 4년 계약 종료 후엔 선수 의사에 따라 3년 20억 원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경쟁이 뜨거웠던 허경민을 두산이 잡은 것은 물론이고 계약 조건 또한 놀라운 수준이다.

허경민(오른쪽)이 10일 두산과 FA 계약을 맺은 뒤 전풍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모두 예상한 ‘허경민 바라기’ 두산

2009년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원클럽맨으로서 두산에서 최소 4년을 더 뛰게 됐다. 허경민에게도 두산은 애착이 강한 팀이었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후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골든글러브 수상과 국가대표 승선까지 누렸다.

시즌 후 팬들에게도 잔류 의지를 나타냈는데 계약을 마친 뒤 “약속을 지켰다”며 기뻐했다. 허경민은 “프로 입단 후 베어스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경기를 뛰었다. 영광스러운 계약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마냥 기쁘기보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매 경기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년 전 양의지(NC)를 빼앗겼던 뼈아픈 기억도 두산은 달라지게 만들었다. 과감한 베팅으로 허경민의 마음을 샀다. 4년 보장에 선수옵션으로 최대 7년까지 팀에 머물 수 있다는 건 선수로선 커다란 이점이 아닐 수 없었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허경민이 1호가 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수비를 중시하는 두산의 분위기 때문이다. 과거 이종욱과 손시헌(이상 현 NC 코치), 김현수(LG)와 민병헌(롯데) 등 내부 FA를 보내줄 수 있었던 건 대체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수빈, 김재호, 김재환, 박건우는 두산 왕조건설의 핵심 축 역할을 맡았다.

수비적 역할을 더 중시했던 두산이다.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에 더욱 수비 중요성이 컸다. 김재호와 오재원이 FA로 시장에 나왔을 때 붙잡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재호를 대체할 확실한 카드가 없었고 오재원 대신 최주환이 있었지만 그의 수비에 대한 신뢰도가 크지 않았다.

최주환이 11일 SK와 4년 총액 4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수비보단 타격 SK, 그토록 원한 최주환을 품었다

최주환은 이날 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4년 총액 42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 26억 원, 옵션 4억 원) 규모다. 최주환을 SK에 보내준 것도 수비를 중시하는 두산의 기조와 큰 관련성이 있다.

두산 팬들은 최주환을 ‘최주딱’이라고 불렀다. ‘최주환은 주전이 딱’이라는 말인데, 실력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 강점이 있는 최주환 대신 수비 안정성이 큰 오재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 최고 수준 대우를 받고 큰 이변이 없는 한 당분간 두산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어찌 보면 두산과 최주환의 결별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타격 생산력만 놓고 보면 최주환이 우위에 있다. 통산 타율 0.297 68홈런 4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9를 자랑한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2018년엔 26홈런 108타점을 기록했을 만큼 장타력이 뛰어나다. 올해도 타율 0.306 16홈런 88타점 맹활약했다. 수비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경쟁상대가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이라는 게 그의 능력을 낮아보이게 만들었다.

최주환 영입을 성사시킨 류선규 SK 단장과 부임 이후 꾸준히 최주환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던 김원형 SK 감독은 하나 같이 그의 타격적 능력을 높게 샀다. 타자 친화적인 SK행복드림구장에서 더욱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라는 데에도 입을 모았다. 또 김원형 감독은 “두산 코치 시절부터 쭉 지켜봐 온 선수인데 야구에 대한 집념과 집중력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주환 또한 “프로야구 선수로서 성장에 도움을 주신 두산 베어스 구단관계자 분들과 김태형 감독님 그리고 항상 함께 해주신 선수단과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한편으로는 팀을 이적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며 “SK 구단에서 2루수로서의 가치를 가장 크게 믿어주시고 인정해 주신 부분이 이적하는데 큰 결정 요소가 됐다. 무엇보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과 내가 가진 장점과의 시너지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 SK에서도 더욱 노력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내년 시즌 팀이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정수빈과 오재일 등 수비가 뛰어난 선수들과 계약을 추진 중이다. [사진=스포츠Q DB]

 

■ 남은 집토끼 5마리, 허경민 최주환으로 보는 힌트

허경민도 통산 타율은 3할(0.296)에 근접하지만 33홈런 OPS 0.747로 최주환에 비해선 생산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점을 메워주는 게 탄탄한 수비다. 두산이 허경민에게 과감한 베팅을 한 이유다.

이를 통해 향후 FA 시장 방향성에 대해 읽어볼 수 있다. 모기업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핵심 선수들을 붙잡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산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선수들을 잔류시키는데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건 오재일(34)이다. 올 시즌 도중 주장을 맡아 타율 0.312 16홈런 89타점 OPS 0.872로 기대만큼 활약을 펼쳤다. 홈런수가 다소 아쉽지만 두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좌타 거포다. 더욱 오재일이 가치를 높이는 건 1루 수비다.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붙잡겠다는 계획인데, 그의 수비력이 뛰어나지 않아 오재일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삼성 라이온즈가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게 변수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30)도 두산엔 필요한 자원이다. 올 시즌 타율 0.298로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펼쳤으나 더 가치가 높은 건 수비력이다. 빠른 발과 뛰어난 타구판단, 정교한 송구로 안타를 걷어내는 능력은 단연 리그 정상급이다. 테이블 세터와 외야 보강을 동시에 노리는 한화 이글스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김재호(35)도 두산으로선 지키고 싶은 자원이다.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으로 여전히 수비가 불안한 팀들의 관심 대상이기는 하지만 많은 나이가 고민거리여서 두산 잔류 가능성이 커보이는 게 사실이다. 유희관(34)도 타 팀 이적보다는 두산 잔류 가능성이 크다. 역대 4번째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는데, 고평가를 하긴 힘들다. 평균자책점(ERA)은 5.02에 달했다.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쓴다는 점, 탄탄한 수비진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도 타 팀에선 영입하기 부담스러운 이유다. 반면 합리적인 금액에서 합의가 된다면 안정적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에으로선 여전히 쓰임새가 있는 투수다.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여전히 5명의 내부 FA가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팀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높게 친다는 점을 유의 깊게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스토브리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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