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37 (금)
허민 남편 '아기사자' 정인욱, 한화行 '가장의 이름으로'
상태바
허민 남편 '아기사자' 정인욱, 한화行 '가장의 이름으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14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우완 투수 정인욱(30)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는다. ‘아기 사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삼성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그가 이제 독수리 군단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한화는 14일 “삼성 출신 투수 정인욱을 2021시즌 육성선수로 계약했다. 연봉은 3000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정인욱은 지난 7일 충남 서산 구장에서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공개 테스트를 받았다. 육성선수 계약에 따라 정인욱은 KBO리그(프로야구) 최저연봉을 받는다. 2019년 연봉 5000만 원에서 40% 삭감된 셈이다.

정인욱이 선수 생명을 연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본리초, 경운중, 대구고를 거친 정인욱은 2009년 삼성에 입단해 12년 동안 삼성에서만 활약했다. 상무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총 9시즌 동안 156경기 396⅔이닝을 소화하며 19승 20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방어율·ERA) 5.51을 기록했다.

데뷔 초 시속 150㎞대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1군 데뷔 2년차였던 2011년 6승 2패 ERA 2.25를 기록하는 등 삼성의 전성기에 힘을 보탰고, 차세대 에이스라는 평가가 따랐다.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 영광도 안았다.

그러나 2014년 상무에서 제대한 뒤 허리, 어깨 등 잔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19경기 31이닝 1승 ERA 3.48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2019년 12경기 2패 평균자책점 7.06으로 부진했다. 올해는 경쟁에서 밀리면서 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44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결국 정인욱은 지난달 삼성에서 방출돼 무적이 됐다.

이른 나이 서른에 은퇴 갈림길에 섰던 정인욱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한화에서 그를 받아주면서 프로선수 생명을 연장하게 됐다.

정인욱은 13일 연합뉴스를 통해 “야구 인생 마지막 기회를 잡게 됐다”며 “이 악물고 모든 힘을 쏟아낼 것”이라고 힘줬다.

허민 정인욱
삼성에서 방출된 정인욱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인욱은 부활의 신호탄을 쏴올리는 듯했던 지난 2018시즌을 마친 뒤 개그우먼 허민과 1년여 연애 끝애 결혼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슬하에 1남 1녀를 둔 아버지가 됐다. 특히 올해 둘째가 세상에 나왔다.

책임감이 더해진 이때 간절한 마음으로 응한 입단 테스트였을 터. 30세 나이. 만년 유망주 딱지를 떼고 중견급 베테랑으로 올라선 게 아니라 전력 외로 분류되는 아픔을 겪은 2020년을 보냈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서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9위, 올해 10위로 마친 한화는 변혁에 나섰다.

평균연령이 높은 반면 젊고 유망한 재능을 발견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칼을 꺼내들었다. 김태균이 은퇴한 것을 비롯해 노장들 위주로 웨이버 공시, 임의탈퇴 형식으로 총 23명을 정리했다. 이용규도 키움 히어로즈로 옮겼다.

앞서 지난달 새 사령탑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를 선임했다. 한화에서 외국인 감독을 들인 건 처음. 투수 닉 킹엄, 라이언 카펜터 등과 계약하며 일찌감치 외국인선수 라인업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타 구단에서 방출된 정인욱을 품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은 물론 입단 테스트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같은 1990년생 투수 홍상삼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됐지만 올해 KIA 타이거즈에서 재기한 바 있다.

삼성에서 숱한 베테랑들과 함께 해온 정인욱이지만 한화에 그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는 최고참 정우람을 비롯해 4명뿐이다. 팀에 적응하고, 폼을 끌어올린다면 그라운드 안팎에서 해줘야 할 역할의 결이 달라질 전망이다. 정인욱은 내년 시즌 중 1군 합류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