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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재일-KIA맨 최형우, 두산베어스 정수빈 이용찬은? [2021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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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재일-KIA맨 최형우, 두산베어스 정수빈 이용찬은? [2021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1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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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젠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34)이다. 좌타거포를 더한 삼성과 달리 두산 베어스엔 자유계약선수(FA) 2번째 출혈이 생겼다. 다음은 발빠른 외야수 정수빈(30)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재일은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최대 총액 5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24억 원에 연봉은 2년차까지 6억 원, 3,4년차엔 5억 원씩 받고 인센티브도 매년 1억 원씩 4억 원에 달한다.

2017년 11월 강민호를 데려온 삼성의 3년만 외부 FA 영입이다. 그만큼 확실히 필요했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영입이다.

오재일(오른쪽)이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을 맺고 원기찬 구단 대표로부터 모기업 신제품 휴대폰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야탑고를 거쳐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히어로즈를 거쳐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2012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서서히 기회를 늘려가던 오재일은 최준석의 이적과 홍성흔의 노쇠화 등으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통산 1025경기 타율 0.283 147홈런 583타점을 기록했는데, 주전으로 도약한 2016년 이후로는 전국 10개 구장 중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평균 23홈런을 날렸다.

거포가 부족했던 삼성엔 더 없는 보강이다. 삼성은 올 시즌 20홈런을 넘긴 타자가 김동엽 뿐이었다. 올 시즌에도 16홈런 중 삼성을 상대로 5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 중 대구원정 홈런이 4개였다.

1루는 이성규와 이원석 등이 나눠봤는데, FA 시장 개장 이후 적극적으로 오재일에게 러브콜을 보낸 끝에 1루 고민을 말끔히 지워냈다.

계약을 마친 오재일은 “제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삼성 라이온즈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좋은 기억이 많은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설레는 마음이다.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지금의 오재일을 있게 한 친정팀 두산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은 오재일은 삼성 팬들을 향해 “만나 뵙게 돼 영광이다. 대구라는 도시에서 저를 많이 환영해주시고 저를 원한다는 걸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 팀을 선택했다”며 “팬들을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삼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에서도 열렬히 환영했다. 특히 원기찬 삼성 라이온즈 대표이사는 오재일이 아이폰 유저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모기업 최신 휴대폰인 갤럭시Z 폴드2를 깜짝 선물로 전달했다. 오재일은 “그렇지 않아도 삼성폰으로 바꾸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아이폰에서 폴드2로 바로 바꾸겠다”고 화답했다.

정수빈이 올 시즌 두산 소속 4번째 FA 계약 소식을 들려줄까. 두산과 한화의 2파전 양상이다. [사진=스포츠Q DB]

 

잔치집인 삼성과 달리 두산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허경민을 과감히 최대 7년 85억 원을 들여 붙잡은 두산은 최주환을 SK 와이번스로 떠나보내야 했다. 모기업 재정난과 구단 매각설까지 떠도는 상황에서 FA 7명 중 절반만 잡아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오재일까지 떠나보낸 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건 외야수 정수빈과 내야수 김재호(35), 투수 이용찬(31)과 유희관(34)이다. 가장 시급한 건 정수빈이다. 올 시즌 타율 0.298에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플레이, 리그 정상급 수비력까지 갖춰 군침을 흘리는 구단들이 적지 않다.

한화 이글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화 기준 정수빈은 타율 2위다. 이용규(키움 히어로즈)까지 내보내 외야에는 구멍이 더욱 커졌다.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가 내야수이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줄 타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과감한 투자에 대해선 소극적인 분위기다. 반면 두산은 오재일을 떠나보냈기에 더욱 집안 단속에 힘을 보탤 여력이 생겼다. 현재 분위기로선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재호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수비를 자랑한다. 타격도 준수하고 가을야구에선 엄청난 임팩트를 자랑한다. 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것도 큰 점수를 받는 요인이다. 다만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2번째 FA로 2등급으로 분류됐다고는 하지만 타 구단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희관은 더 하다.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챙겼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평균자책점(ERA) 5.02로 부진했다. 나이도 적지 않은데, A등급으로 분류돼 잔류가 점쳐진다.

부상으로 올 시즌을 날렸던 이용찬은 선발투수 품귀현상을 틈타 시장에 나왔다. 외인 원투펀치를 잃은 두산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스포츠Q DB]

 

이용찬이 변수다. 불펜과 선발을 고루 경험한 이용찬은 통산 53승 50패 90세이브 ERA 3.88을 기록했다. 2009년엔 26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챙겼고 2018년엔 15승을 챙기며 선발 투수로서도 맹활약했다.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지난해 7승 10패 ERA 4.07로 선발 한 축으로 활약했는데, 올 시즌 초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다.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이용찬은 내년 5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FA 재수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용찬은 시장의 평가를 받길 원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2021 프로야구 FA 시장은 선발 투수가 귀하다. 재자격을 얻어 B등급으로 분류된 양현종(32)은 해외진출을 노리는데, 무산되더라도 보상금액만 최소 23억 원에 달해 KIA 잔류가 유력하다. 차우찬(33)은 올 시즌 5승 5패 ERA 5.34로 부진해 좋은 대우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상금도 최소 10억 원이다. 상대적으로 나이도 어리고 부상 이전 좋은 투구를 펼친 이용찬의 경쟁력이 충분한 이유다.

다만 부상이 잦았다는 변수와 내년 복귀 시점이 명확치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장금액보다는 옵션이 많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올 시즌 활약한 리그 최강 원투펀치를 모두 잃을 위기다. 크리스 플렉센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로 떠났고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마저 일본프로야구(NPB)행이 유력하는 게 중론이다. 이보다 좋은 외국인 선발 듀오를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이용찬마저 잃는다면 타격이 너무 커질 수 있다. 아직까지는 이용찬이 두산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최형우(오른쪽)는 KIA와만 2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최형우는 "KIA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는 내부 FA 최형우(37)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13억 원에 연봉 9억 원, 옵션 7억 원 포함 최대 총 47억 원이다.

2017년 4년 총액 100억 원에 삼성에서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최형우는 거품논란을 비웃듯 매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년 평균 타율 0.335 24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모범 FA 표본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도 타율 0.354 28홈런 115타점 맹활약하며 타격왕에 오른 최형우는 지명타자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많은 나이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KIA는 다시 최형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최형우는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KIA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나이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체력이 중요한 만큼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참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동료들과 함께 최고의 팀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 다시 한 번 우승의 영광을 안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관계자는 “기량적인 면은 말할 것도 없고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선수와 다시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며 “여러모로 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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