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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몬, 한국전력 '언성 히어로'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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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몬, 한국전력 '언성 히어로'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16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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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7연패 뒤 5연승을 달렸던 남자배구 수원 한국전력이 한 차례 패배로 숨을 고른 뒤 다시 2연승에 성공했다.

미들 블로커(센터) 신영석, 세터 황동일(이상 34), 김광국(33) 등 시즌 초반 단행한 트레이드 영입 효과가 상당하다. 또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 이적해 정신적 지주가 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35), 1라운드 부진했지만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빠르게 자신감을 끌어올린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27)의 활약도 대단하다.

이런 한국전력 상승세에는 사실 뒤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는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시몬(28)의 헌신도 빼놓을 수는 없다. 스포트라이트는 트레이드로 합류한 베테랑들과 주공격수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시몬이 한국전력 전력을 완성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한국전력은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천안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2 25-21)으로 완파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주 공격수들이 독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전력 상승세에 있어 궂은 일을 도맡는 이시몬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사진=KOVO 제공]

5연승 뒤 지난 6일 선두 인천 대한항공에 졌지만 지난 11일 서울 우리카드를 잡은 뒤 다시 연승 궤도에 올랐다. 승점 22째 쌓으며 우리카드(승점 20)를 밀어내고 4위로 점프했다. 3위 의정부 KB손해보험(승점 29)과 격차를 승점 7로 좁혔다.

이날 러셀이 서브에이스 3개와 블로킹 1개 포함 21점으로 승리 선봉에 섰다. 박철우가 10점, 센터 신영석과 조근호도 각각 8, 7점씩 거들었다.

러셀의 활약이 집중 조명됐지만 최천식 해설위원과 윤성호 캐스터 등 SBS스포츠 중계진은 이시몬의 기여도에 주목했다. 

이날 이시몬은 뛰어난 수비는 물론 평소보다 공격에 욕심을 내며 득점에서도 한 몫 톡톡히 했다. 서브에이스 1개, 블로킹 1개 포함 8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 75%에 리시브효율 60%. 최천식 위원이 “정말 보배 같은 선수에요. 살림꾼입니다. 이시몬”이라며 치켜세우기를 여러 차례. 윤성호 캐스터는 “한국전력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선수”라고 했다.

SBS스포츠는 경기가 끝나고 이시몬을 경기 MVP로 선정,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시몬은 평소 공격점유율이 낮은 것에 “(황)동일이 형한테는 늘 '많이 달라'고 하고 있는데, 점수 차가 크게 나지 않을 때는 많이 주지 못하는 것을 잘 이해한다”면서 “(신)영석이 형이 '점유율이 낮다. 좀 더 욕심내도 좋을 것 같다'고 해 자신감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시몬은 한국전력에서 처음으로 주전급으로 뛰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시몬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안산 OK금융그룹에서 FA를 취득하고서 연봉 1억3000만 원에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센터를 거치기도 했지만 보통 백업 레프트로 활약해온 그는 올해 한국전력에서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5년 데뷔해 6년차지만 36경기 중 15경기만 치른 올 시즌 벌써 한 시즌 개인 최다득점(67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그의 입지가 OK금융그룹 때와 달라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는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감각이 올라오고 있다. OK에선 내가 공격이 약하다보니 많이 뛰지 못했다. 그런데 석진욱 OK 감독님께서 ‘공격이 안 되더라도 리시브만이라도 잘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해주셨고, 정말 리시브에 많이 집중한 덕에 (기량이)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시몬은 현재 리시브효율 3위(49.48%), 디그 5위(세트당 1.903개)에 올라있다. 키 195㎝ 작지 않은 키로 좋은 타이밍에 뛰어올라 내는 블로킹 포인트도 제법 쏠쏠하다. 한국전력은 최근 높이가 좋아졌지만 최근 몇 년간 라이트로 뛴 러셀이 레프트로 자리한 만큼 수비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시몬이 러셀의 부족한 수비력을 잘 메워주고 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맡아야 하는 러셀의 리시브효율은 15.95%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이 지난 시즌 리시브효율 33.35%를 훨씬 상회하는 38.76%를 기록하고 있는 건 리베로 오재성과 함께 튼튼한 2인 리시브 체제를 구축한 이시몬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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