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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 베테랑 '조태오' 실제 모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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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 베테랑 '조태오' 실제 모델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16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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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여름 최숙현이라는 이름 석자가 체육계를 강타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지도자와 선배, 팀 닥터로부터 폭언과 폭행 등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스포츠계에 만연해 있는 폭행 등이 문제로 대두됐다.

5개월 뒤. 이러한 흐름과 전혀 동떨어진 소식이 들려왔다. 최철원 마이트앤매인(M&M)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것.

최 대표는 충격적 폭행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물. 체육계 안팎에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철원 M&M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체육시민연대 등에서 반대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5년 개봉해 1341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한국 영화 역대 누적관객수 3위에 오른 베테랑. 영화에서 유아인이 분한 조태오는 재벌 2세 경영인으로 폭군 같은 행동을 일삼는다. 이 중 영화의 주요 사건이 된 화물기사 ‘맷값 폭행’ 사건은 최 대표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다.

2010년 50대 화물기사 유 씨는 재직 중이던 회사가 M&M으로 인수·합병되면서 고용승계가 안 돼 1년 이상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최종관 SK그룹 부회장의 아들인 최 대표의 부름을 받아 사무실로 향했다.

여기서 사건이 발생했다. 최 대표는 유 씨를 엎드리게 해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 등으로 폭행했다. 전치 2주 부상을 입힌 뒤 맷값으로 2000만 원을 줬다. 

영화 속에서 이보다 더 심한 악행도 저지르던 조태오는 끝내 처벌받으며 마무리됐지만 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은 뒤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법정에 섰던 최 대표는 “군대에서 맞는 ‘빠따’ 정도로 생각하고 ‘훈육’ 개념으로 때렸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 소식에 체육시민연대는 15일 “‘한 대에 100만원, 맷값 폭행 당사자’가 회장 출마라니?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체육시민연대는 “그는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실려 국민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다.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력적, 비도덕적 파렴치한 장본인으로 연일 조명된 바 있었다”며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선거관리 규정 제11조 후보자의 자격에는 정관 26조에 따라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후보자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정관 26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것과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규정 제26조 12항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임원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는 걸 근거로 최 대표의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에 반대했다.

그러나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그가 결격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며 따라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크게 반발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최근 우리는 철인 3종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인권 친화적, 윤리적 스포츠문화를 만들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며 “하지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사람의 인권을 폭력과 돈과 권력으로 짓밟는 사람도 회장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체육시민연대는 4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행 주범 당사자는 즉각 반성하고 사퇴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당사자를 즉각 결격사유로 결정하고 통보 ▲대한체육회는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승인 거부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임원 승인여부를 철저히 감독할 것.

최숙현 사태는 체육계에 만연한 폭행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눈에 보이는 건 전부가 아닌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관심도가 적은 종목일수록 더욱 심할 수 있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시선이다. 아이스하키는 여전히 국민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과거 폭행 이력이 있는 최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故(고) 최숙현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 안주현에게 징역 10년이 구형됐고 국민들은 환영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 대표의 출마 강행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과 대비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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