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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선두등극, '원맨팀'과 '원팀' 사이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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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선두등극, '원맨팀'과 '원팀' 사이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30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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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우리는 똘똘 뭉쳐있다. 모두가 한 팀이다. 객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하나가 돼야 한다.” 

이상열(55) 의정부 KB손해보험 감독은 남자배구 4라운드에 돌입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강호들과 비교하면 전력이 약한 만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매사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겉으로 보이기에는 특급 외국인선수 케이타의 ‘원맨쇼’ 덕에 팀이 환골탈태했다. 하지만 현재 우승을 다투고 있는 KB손해보험은 어느 부문 하나 크게 빠지는 곳 없이 안정적인 경기력 덕에 높은 곳에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게다가 KB손해보험만큼 봄 배구가 간절한 팀도 찾기 힘들다.

KB손해보험은 30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우리카드와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했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자마자 승점 3을 보탠 KB손해보험(13승 6패·승점 38)은 인천 대한항공(13승 5패·승점 36)을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이 3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탈환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말리산 폭격기 케이타가 역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35점)를 냈다. 성공률(57.14%)이며 점유율(59.04%)이며 그에게 걸린 기대치를 응당 짊어지고 감당해냈다.

하지만 케이타를 받쳐주는 국내파 멤버들의 활약을 간과해선 안 된다. 흥 넘치는 케이타가 패배의식이 만연했던 KB손해보험에 패기를 불어넣었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그 자신감을 양분 삼아 각자 성실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요한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연신 “KB손해보험 수비 집중력이 좋다”며 칭찬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팀 리시브효율 26.42%로 우리카드(21.82%)에 앞섰다. 강점인 서브에서도 우리카드를 9-2로 압도했다.

세터 황택의는 확실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케이타에 쏠리는 상대 블로커를 활용해 때로는 윙 스파이커(레프트) 김정호나 정동근, 때로는 중앙을 적극 활용하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었다. 김정호와 정동근은 각각 10, 9점씩 냈다. 정동근의 공격성공률은 무려 88.88%에 달했고, 김정호는 준수한 리시브효율 35%를 기록했다. 

지난 두 라운드 연속 우리카드에 셧아웃 완패했던 기억을 털고, 후반기에도 우승을 다툴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 내내 리베로 김진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기운을 북돋웠고, 케이타는 화려한 세리머니로 아직 지치지 않았음을 알렸다.

경기 앞서 이상열 감독은 “아마 7개 구단 중 개인훈련을 가장 많이 하는 팀일 것이다. 감독이나 코치가 시키는 훈련은 물론 자발적으로 하는 훈련까지 포함하면 훈련양이 적지 않다. 주말의 경우 경기가 끝나고 저녁 먹자마자 바로 운동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말로 KB손해보험 선수단이 가진 간절함을 설명했다.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은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사진=KOVO 제공]

이상열 감독은 경기 중 작전타임 때 전술적 지시보다는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시즌 앞서다가도 이내 역전당해 패하기 일쑤였던 KB손해보험 체질 개선에 나선 것.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다.

이 감독은 “시합을 뛰는 선수만 믿는 건 아니다. 같이 있는 선수들 모두에게 믿음을 갖고 있고, 기회를 주고 싶은 생각이다. 질책은 절대 하지 않는다. 잘한 부분만 이야기한다. 지나간 건 말할 필요가 없다. 내일도 미리 예측할 필요 없고, 순간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상 첫 번째로 생각하는 건, 부담 없이 가진 100%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실력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7개 팀 실력 차가 있는데, 뭐라 한다고 잘해지지 않는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하위권 선수들은 기가 죽어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감을 불어넣고, 노력한 걸 최대한 인정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감독은 팀이 연패에 빠지자 강원도 인제군 얼음물에 입수하며 전의를 다졌고, 10㎏ 감량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그만큼 감독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 말로만 ‘괜찮다’가 아니라 진정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장부터 감독, 코치는 물론 매니저와 버스기사까지 같은 생각으로 하나 돼야 한다. ‘같이 죽고 같이 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힘줬다.

케이타는 "많은 감독을 거쳐왔지만 전 감독들은 나를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로 바꾸고 싶어한 반면, 이상열 감독님은 내 성향을 존중해주고, 경기장에서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주기 때문에 잘 맞는 것 같다"며 "선수단 분위기 면에서 판단을 잘하는 것 같다. 감독을 보면서 나 또한 성장해야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정동근 역시 "이전과 달리 지금은 분위기도 밝고, 모든 선수들이 행복하게 배구를 하고 있다. 실수를 하거나 패배를 해도 '그럴 수도 있다, 다시 하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케이타 세리머니가 달라진 분위기에 한 몫하고, 감독님도 늘 선수들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신다. 웜업존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빠이팅 해주고 있다보니 경기 뛰는 선수들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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