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4-14 13:44 (수)
'상금 1억' 쥔 서현민, 착한사람 성공스토리 울림 [프로당구 PBA 투어]
상태바
'상금 1억' 쥔 서현민, 착한사람 성공스토리 울림 [프로당구 PBA 투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05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발산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드디어 정상에 자리에 올랐음에도 갈증은 여전하다.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성실함의 아이콘 서현민(39·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의 당구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서현민은 4일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당구 3차전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서삼일(50)을 세트스코어 4-0(15-6 15-12 15-6 15-11)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 세트제에 진출한 유일한 선수. 그만큼 꾸준했다. 평소 성실하기로 유명한 서현민이기에 누구보다도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서현민이 4일 2020~2021 프로당구 3차전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준우승자이자 20년 가량 친하게 지내온 선배 서삼일은 경기 중에도 서현민의 멋진 샷이 나올 때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서남일은 “내 생각엔 선수들 중에 가장 착실한 선수다. 동생이지만 멋진 플레이하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성격이 그런 것 같다. 당구 선수를 하면서 이미지를 신경 많이 쓰고 있다. 팬들이나 동호인분들 등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게끔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그에게 쓴소리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너무 착하기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현민은 “‘왜 착하면 안 될까’,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 이번 우승으로 그런 걸 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절치부심한 그에게 이번 대회 준비 기간은 유독 힘들었다.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달고 문을 연 당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 이사와 개업을 하면서 늘어난 부채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후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고 2.5단계가 되면서 전면 영업 중단된 것.

우승을 확정짓고 두팔을 번쩍들고 환호하는 서현민. [사진=PBA 투어 제공]

 

이대로 무너지라는 법은 없었다. 전화위복이 됐다. 손님을 맞이 하다보면 개인 훈련 시간이 하루 2시간 정도로 줄었는데, 영업이 중단돼 6,7시간 씩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지난 시즌부터 나선 9차례 개인전에서 8회나 서바이벌 무대를 무사통과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128강과 64강에서 탈락 위기를 딛고 간신히 세트제로 향했다. 서현민은 “이전까진 서바이벌에서 잘해서 본선에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며 “떨어질 뻔 하다가 살았으니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컨디션도 안 좋다고 생각했고 세트제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불혹에 접어든, 두 딸 아이의 아버지 서현민은 신축년을 기쁘게 열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포효했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간절함이 컸기 때문. 이유가 있다. “당구장을 연 이후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다. 임대료도 나가고 있다보니 이번 대회가 더욱 간절했다”는 것.

9차례 세트제 진출 끝에 정상에 오른 서현민은 "대출금을 다 갚기 위해 3번 정도 더 우승을 해야 한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PBA 투어 제공]

 

PBA 투어 9개 대회에서 챙긴 상금은 총 3000만 원 가량. 이번 우승으로 단숨에 1억 원을 챙겼다. “집을 이사하면서 한 번, 당구장클럽을 시작하면서도 또 대출을 받았다. 상금은 채무를 갚는 것에 많이 써야할 것 같다”는 그는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 “대출금을 다 갚기 위해선 3번 정도 더 우승을 해야 한다”고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기충천. 오는 8일부터 팀리그가 재개된다. 팀리그 전체 개인 승률 4위에 올라 있는 웰뱅피닉스 에이스 서현민은 “우승하고 팀리그를 하면 더 잘될 것 같은 기분”이라며 “팀이 2위를 하고 있는데 남은 2라운드에서 선두를 탈환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방심이란 없다. “늘 몇 가지 실수했던 공 배치들을 기억해 둔다. 이번에도 실수했던 것 위주로 철저하게 보완해서 다음 대회에선 실수가 없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순박한 미소와 성실함으로 당구계 ‘젠틀맨’으로 알려진 그는 인성은 물론이고 실력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는 걸 완벽히 증명해냈다. 착한 사람도 잘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그의 행보를 더욱 응원할 수밖에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