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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 작심발언, 프로배구 엔트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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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 작심발언, 프로배구 엔트리 딜레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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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석진욱(44) 안산 OK금융그룹 감독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전역한 선수, 신인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기 어려운 현 프로배구 엔트리 체제의 허점을 꼬집었다.

석 감독은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서울 우리카드와 원정경기에 앞서 현행 출전선수 명단 제도 한계로 모든 구성원을 다 가용하기 어려운 실태를 꼬집었다.

석진욱 감독은 최근 OK금융그룹 훈련을 이원화했다. 프로에 갓 입문한 신인들과 부상 및 군 복무 등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들을 따로 한 데 모아 지도 중이다.

“(신인들의 경우) 대학에서 프로에 지명된 뒤 부상을 치료하거나 쉬다 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몸을 만드는 시간도 필요하다”면서 “적은 인원으로 훈련하다 보니 힘든 점도 있지만 주전 선수들과 모두 함께 훈련하면 개개인이 공을 만질 기회는 더 줄어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이 프로배구 현행 엔트리 제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진=KOVO 제공]

석진욱 감독은 이어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기량이 떨어진 친구들을 인원이 적은 곳(신인들이 주로 훈련하는)으로 보내기도 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면서 훈련 이원화가 갖는 효과를 설명했다.

석 감독은 동시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오늘) 함동준이 팔꿈치가 아프다고 해 엔트리에서 빼고 문지훈을 데려왔다. 헌데 엔트리 정원에 한계가 있어 출전명단을 교체할 때마다 (교체 사유를 설명하기 위한) 부상 진단서를 병원에서 떼야 한다. 비효율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현행 18인 출전명단 제도)에 대한 개선 논의는 예전부터 나왔지만 현장에서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또 이야기 한다. 나만 이렇게 느끼면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등록규정 제18조 ‘일시교체 선수 또는 시즌대체 선수의 등록’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자.

① 구단은 선수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해 선수활동을 할 수 없을 경우, 일시 교체 또는 시즌 대체를 연맹에 신청할 수 있다.

② 일시 교체선수는 같은 구단 소속 정원 외 선수 및 수련선수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며, 이 경우 구단은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연맹에 제출하여야 한다. △선수 등록 신청서 1부 △부상선수의 연맹 커미션닥터 진단서(4주 이내) 등 그밖에 연맹이 요구하는 서류 각 1부.

구자혁(오른쪽)은 현대캐피탈에서 방출된 뒤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사진=KOVO 제공]

V리그 구단별 등록선수 정원은 외국인선수, 임의탈퇴선수, 병역의무선수, 수련선수를 제외하고 14~18명으로 제한된다. OK금융그룹의 경우 외인 펠리페, 수련선수 문지훈을 제외하면 선수 20명을 보유 중이다. 매 경기 2명씩은 명단에 들 수 없고, 정원 외 선수를 엔트리에 넣으려 할 때마다 부상 관련 서류를 떼야 한다. 

또 석진욱 감독은 “KOVO에선 늘 ‘신인선수들 좀 뽑아 달라’고 하지만 정원에 여유가 있어야 매년 뽑아서 활용할 수 있지 않겠나. (신인들을) 1년 정도 키우면 또 신인드래프트가 돌아온다. 거기다 군에서 전역하는 친구들도 있다보니 늘 엔트리 폭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OK금융그룹에는 최근 차지환이 전역해 복귀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한 선수들이 전역하면서 남자배구 구단들은 엔트리를 정리했다. 허수봉(천안 현대캐피탈), 김재휘(의정부 KB손해보험), 황승빈(인천 대한항공), 안우재(대전 삼성화재) 등이 ‘군(軍) 전역 선수’로 공시됐다.

몇몇 구단은 전역 선수를 등록하고자 기존 선수를 방출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이지훈과 최진성을 내보냈고, OK금융그룹도 이태봉을 자유신분 선수로 공시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현대캐피탈은 구자혁, 홍민기, 박건휘를 방출했다. 그나마 구자혁은 삼성화재에 입단해 다시 기회를 잡았다.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구단은 배구계 활성화를 위해 신인을 적극 선발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지만 현행 엔트리 제도는 이런 대의와 배치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배구계가 2군 리그를 가동할 수 있을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경쟁이 당연한 게 프로의 세계라지만 석 감독의 발언이 투정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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