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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없이도, 발렌시아 이강인 있으매 [해외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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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없이도, 발렌시아 이강인 있으매 [해외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11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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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축구 두 기둥이 기분 좋은 신축년 정초를 보내고 있다.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은 팀 에이스로서 첫 트로피 사냥에, 이강인(20·발렌시아)은 팀 중심으로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머지사이드주 크로즈비 마린 트레블 아레나에서 열린 마린FC(8부)와 2020~2021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원정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과 단짝 해리 케인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가뿐히 챙긴 승리. 리그 선두 경쟁을 위한 충분한 동력을 얻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11일 마린FC와 2020~2021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루카스 모우라(왼쪽)와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활약 속에 대승을 거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은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를 원톱 스트라이커, 델리 알리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좌우 측면엔 루카스 모우라와 제드손 페르난데스를, 중원엔 신성 하비 화이트를 배치했다.

초반엔 극단적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온 마린FC에 당황했다. 배관공으로 부업을 하고 있는 닐 켕니-퀘모의 크로스바를 때리는 중거리슛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비니시우스가 선봉에 섰다. 전반 24분 알리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선제골을 터뜨린 그는 6분 뒤 알리-맷 도허티에 의해 연결된 패스를 왼발로 마무리했다. 전반 32분 모우라의 프리킥 골까지 나왔고 비니시우스는 5분 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토트넘 이적 후 첫 해트트릭. 후반 15분엔 17세 미드필더 앨피 디바인이 1군 데뷔전에서 골까지 넣으며 대승을 장식했다.

이날 승리는 올 시즌 확연히 달라진 토트넘을 보여준다. 조세 무리뉴 감독 2년차를 맞아 화끈한 선수보강으로 스쿼드를 탄탄히 했고 손흥민과 케인을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격 듀오 중 가장 파괴력 있는 파트너로 만들어냈다.

손흥민(오른쪽)은 이날 벤치에서 휴식하며 체력을 보충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를 바탕으로 무리뉴 감독은 리그와 컵 대회를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비니시우스와 컨디션이 떨어졌던 알리, 심지어 이날 데뷔전을 치른 디바인 같은 신성들까지 시너지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리그컵에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고 FA컵에서도 무난히 32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데뷔 후 꾸준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트로피가 없다. 리그컵에선 마지막 한걸음을 앞두고 있다. 리그에서도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토트넘은 8승 5무 3패, 승점 29로 4위인데, 선두 리버풀(승점 33)과 격차가 크지 않다.

쉼 없이 달려온 손흥민과 케인 등은 오는 14일 8위 아스톤 빌라와 리그 경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강인도 최근 신바람을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단 1분 출전에 그쳤던 그는 3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지난 4일 카디스전 교체로 64분을 뛴 이강인은 7일 예클라노와 코파 델 레이 2라운드에서 46일 만에 선발로 나서 골까지 터뜨렸다. 그리고 이날 연속해서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은 이날 레알 바야돌리드와 라리가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73분간 뛰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가운데)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피치를 누비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부여받은 이강인은 전반 8분 과감한 왼발슛을 날렸고 좌우 측면으로 넓게 벌려주는 롱패스로 기회를 열어갔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팀 공격은 확연히 달라졌고 지난해 11월 9일 레알 마드리드전 승리 후 9경기 만에 값진 승점 3을 따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올 시즌 부임하며 이강인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즌 초반 이후 이강인의 기회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 권한이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발렌시아는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발렌시아는 최근 극심한 득점난에 시달렸다. 리그 7경기에서 단 1골. 공격 전개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강인을 활용하자 달라졌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발렌시아가 공간을 넓게 활용하며 공격을 풀어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했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투입하며 3경기 1승 2무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단숨에 1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강인은 이적을 원하고 있다. 자신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팀에 불만이 쌓였다. 그렇기에 최근 출전 기회를 늘려가며 결과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이적 불씨를 확실히 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적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팀에서 당당히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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