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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난항 FA 시장, 영리한 서건창의 강수 [2021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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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난항 FA 시장, 영리한 서건창의 강수 [2021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15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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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제 남은 자유계약선수(FA)는 5명.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양현종을 제외하면 유희관(35)과 이용찬(32), 차우찬(34), 이대호(39)까지 4명이다.

해를 넘기고도 큰 진전이 없다. 큰 보상금과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타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고 원 소속구단과는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몇 년간 반복된 현상이다. 나이가 많거나 최근 활약이 아쉬웠던 고액 연봉 선수들은 FA 시장 막판까지 계약에 난항을 겪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서건창(32·키움 히어로즈)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스스로 연봉을 대폭 삭감했다.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오른쪽)이 연봉을 9500만 원 자진삭감하며 2억2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진=스포츠Q DB]

 

주로 젊고 유망한 선수들은 FA 계약에 큰 문제가 없었다. 특히 두산 發(발) FA들이 그랬다. 오재일과 최주환은 각각 4년 50억 원, 42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특히 최주환은 지난해 연봉 2억7000만 원을 받았는데, 실력에 비해 적어보인 연봉은 SK를 더 과감히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상수(33)는 달랐다. 지난해 연봉 3억 원을 받았는데 정작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2019년 홀드왕에 올랐던 그는 3승 3패 5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ERA) 4.73으로 주춤했다. 최주환과 연봉에선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적과 비교하면 다소 연봉이 높아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FA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A등급으로 분류돼 그를 데려가려면 20인 외 보호선수 1명까지 내줘야 했다. 키움과 협상도 잘 이뤄지지 않던 중 SK가 나서 사인 앤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김상수는 지난해 연봉 3억 원을 받았는데 SK는 보상금 6억 원과 보상선수 대신 현금 3억 원과 2022년 2차 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김상수를 영입했다.

아직 계약을 기다리는 유희관과 이용찬도 비슷한 상황이다. 둘은 지난해 연봉 4억7000만 원과 4억2000만 원을 받았다. 유희관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음에도 성적은 기대이하였고 이용찬은 수술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그럼에도 높은 연봉으로 인해 A등급으로 분류됐다.

이들이 이전과 같은 활약을 했다면 보상금이 아깝지만은 않은 규모일 수 있으나 현재로선 타 구단을 움직이게 하기 어려운 금액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유희관(오른쪽)은 높은 연봉으로 인해 FA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단들은 FA를 앞둔 선수들의 연봉을 일반적인 고과 이상으로 책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음 시즌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더 많은 보상금을 받아내거나 혹은 타 구단의 영입 의지를 꺾어놓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서건창의 행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해 3억5000만 원을 받았던 서건창은 2021시즌을 마치고 FA가 된다. 지난 시즌 타율 0.277로 다소 부진했던 서건창이지만 키움은 3000만 원 삭감도니 3억2000만 원에 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건창이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기존에서 9500만 원을 더 삭감해 2억2500만 원에 계약할 것을 역제시한 것. 구단에선 서건창에게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줬으나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FA 등급제는 연봉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3년간 팀 평균 연봉 순위 3위 이내거나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의 선수는 A등급이 된다. 서건창은 이를 피하기 위해 연봉 삭감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나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결정이었다. 키움에서 서건창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올 시즌은 김하성의 공백으로 더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으나 더 많은 기회를 열어두기 위해 서건창은 자진 연봉삭감을 택했다.

올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면 타 구단에서 비슷한 수준의 선수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가능성이 크다. 보상금과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 물론 섣부른 판단은 할 수 없다. 서건창의 선택이 옳은 결정일지는 올 시즌 서건창의 성적과 FA 시장 결과를 통해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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