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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이소영, '소영선배'의 2021년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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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이소영, '소영선배'의 2021년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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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소영(27·서울 GS칼텍스)이다. 2021년 그에게 걸린 게 참 많다. 그는 어떤 그림을 바라보며 이번 시즌을 헤쳐 나가고 있을까.

이소영은 지난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KGC인삼공사와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6점(공격성공률 46.88%), 리시브효율 69.23%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공수 양면에서 에이스 면모를 보여줬다.

팀은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승점 3을 챙기며 2위를 공고히 했다. 선두 인천 흥국생명과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간격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2라운드 중후반부터 궤도에 오른 GS칼텍스 경기력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대들보 미들 블로커(센터) 한수지 부상 이탈 이후에도 4연승을 달렸다. 그가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이소영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GS칼텍스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소영이 지난 시즌 부상 아픔을 딛고 훨훨 날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 잘 나가다 부상을 입으면서 또 다시 부상 악령과 마주했던 그다. 늘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시즌 GS칼텍스는 마지막까지 정상을 다퉜고,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아쉽게 2위로 마쳤다. 직전 시즌 5년 만에 3위로 봄 배구에 나섰던 걸 넘어 우승 경쟁을 벌였으니 팀적으로는 괄목할만한 성장세였지만 이소영 개인으로서는 부상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즌이었다.

올 시즌 이소영은 지난 시즌 설움을 완벽히 털어내고 있다. 경기력은 기본이고, 주장으로서 평균연령이 어린 젊은 팀을 이끄는 리더십 역시 탁월하다. ‘소영선배’ 별명에 걸맞다. 

이날까지 10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김연경, 이재영(이상 흥국생명)과 함께 가장 잘하고 있는 윙 스파이커(레프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득점(260점) 면에선 김연경(447점), 이재영(380점)보다 아쉽지만 살림꾼 면모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 리시브효율 5위(41.53%)로 둘(김연경 11위, 이재영 10위)에 앞선다. 리시브는 웬만한 리베로 못잖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실에서 만난 이소영은 10경기 연속 10점 이상 냈다는 소식에 “진짜요?”라고 놀라면서도 “무엇보다 팀에 계속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공격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노력하다보니 기록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는 단문장으로 신뢰를 드러냈다. 시즌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컵 준결승까지 난조를 보였던 이소영은 결국 흥국생명과 결승에선 차 감독 믿음에 부응했다. 차 감독에게 이소영은 ‘언제든 제 몫을 해줄 선수’다.

이소영은 곧 FA가 된다. 또 올해는 도쿄 올림픽이 있는 해이기도 하다. [사진=KOVO 제공]

주장 이소영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 팀원들을 다독이는 일 역시 잊지 않는다. “(한수지 부상으로) 블로킹이 조금 낮아졌다고 하는데, ‘블로킹에서 빠지는 수비 정도는 우리가 수비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믿음을 주고 있다”면서 “남은 경기들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수지 대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권민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올 시즌 웜업존에 물러났을 때 유서연, 박혜민 등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 이소영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돼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즌 초 부상 등으로 부진했던 강소휘도 최근 살아나고 있다. 이소영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다. 좀 더 자신감 찾으면 더 올라올 거라고 생각하고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그의 이번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이소영은 “끝까지 해봐야 된다. 지금처럼 위만 바라보고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면 언젠가 (흥국생명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따라가겠다. 자신감이 올라왔을 때 (흥국생명전이) 연기돼 아쉬웠다”면서 “(오는 26일 흥국생명전) 중요한 경기다보니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가 프로 2년차였던 2013~2014시즌 이후 7년 만에 챔프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어 “(올스타 투표에서) 표를 많이 받으면 기분은 좋겠지만, 시즌이 먼저기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면서 “올림픽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고 싶은 무대다. 최종목표는 시즌 우승이다. 이걸 잘 이뤄놓으면 보상이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힘줬다.

V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에 힘입어 태극마크를 달 때면 늘 부상 탓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주요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소영이다. 그는 묵묵히 맡은 바 할 일을 하다보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있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실력이면 국가대표로서도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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